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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청복(淸福)의 스승

 

요즘 천변을 걷는 일이 잦다

하천은 제 속내를 드러낸 채 맑고 투명하며 시리도록 아름답다

겨울인데도 올해는 유난히 온난한 날씨로 얼음 이불을 덮어쓰지 않고 있어

산책하는 이들에게 청아하고 고아한 미적 감성으로 인도한다

 

(창선 갤러기 앞)


걸으면서 심장은 뛰고 눈은 물의 춤사위를 바라보며 머리는 사유로 충만해진다

문득 청복(淸福)이라는 삶의 한 모습을 떠올린다

청아하고 한가로운 삶에서 찾는 행복이다


 

(창선 갤러기 앞)


물은 청복을 가르치는 스승이요 시연하는 요정이다

맑고 깨끗한 얼굴로 사심없이 순리를 따른다

물을 스승으로 삼는 사람은 끊임없는 자기 정화를 통해 반성하고 수양하는 법을 배운다


 

(주은휴양림 위)


또한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낮아지려는 법을 배운다

물이 울퉁불퉁한 돌틈을 애무하듯 스미고 돌아가며 조화를 이루듯

물의 제자는 험난한 삶의 역경을 어루만지며 맑고 아름다운 삶의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주은휴양림 아래지점)


물은 끊임없이 흐르며 멈추지 않는다

진리의 대양에 이르려는 영원한 구도자다

순례의 길에서 조우하는 수많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천변만화의 변신을 꾀한다

물의 제자들은 굳어지고 고착되지 않는다

물처럼 나긋나긋하고 유연하게 변화하며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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