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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봄비는 내리고

 

봄비 내리는 아침 창문 너머 가는 빗줄기를 바라본다

이런 때는 아메리카노 한 잔과 무드있는 음악이 필요하다

장사익은 봄비를 찬미하며 몸서리치듯 환희에 젖는다

어느 새 춘향제의 제사장처럼 봄의 도래를 선포하며 소매를 너풀거리며  춤을 춘다

 

촉촉히 젖는 대지, 뜰에는 벌써 봄이 와서 나를 기다린다

삼월이 되어야 봄이라는 상투적인 생각을 버리라며 영춘화가 샛노란 꽃으로 말한다

 

봄비는 흐른다

생명수는 완전히 스미기 위해 유연한 물이 된다

형체를 고정하지 않는 액체로 낮고 좁은 틈새로 간다

천상에서 지상으로 지하로 봄비는 흘러간다

 

봄비는 흔들어 깨우는 부드러운 손길이다

동토의 대지에서 숨죽인 채 웅크린 생명을 눈 뜨게 하고 손잡아 일으키는 사랑의 손길이다

채근하지 않아도 거부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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