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오월의 아침에 밭이며 뜰을 둘러보는 일은 전원생활의 쏠쏠한 기쁨이다
엄마의 젖무덤을 움켜쥔 아이의 손처럼 화목의 실뿌리들이 촉촉히 불은 대지에 코를 박고 젖을 빨아들인다
대지는 가슴을 열고 풀을 파고드는 여린 생명들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며 쓰다듬는다
눈을 뜬지 얼마되지 않은 잎사귀들이 연두빛 눈으로 어미와 눈을 맞추며 비를 맞아 그렁그렁한 눈에서 잠이 묻어나온다
젖내음이 배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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