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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몽골에서 보낸 편지 한 통

 

 

나의 가슴속에 자리한 5월은

어린시절 풍요로운 감성을 갖게한

아름다운 추억의 동영상니다.

 

 

내 고향 서덕들은 5월이면

보리내음새로 가득했었지.

누렇게 잘익은  보리가 봄바람에 물결칠때면

내 자신이 황금바다위를 항해하며

판타지의 세계로 빠져들어었지.

 

 

 

 

밀밭에서는 옹기종기 모여앉아

밀서리로 허기를 달래며

검게 변한 입술을 서로 가리키며

배꼽을 잡아었지.

 

 

 

 

검은 입술이 지겨우면 오디를 따먹으며

또다른 색으로 칠했었지.

길어진 해가 짧을 정도로

나의 5월의 하루 해는 빨리 넘어 갔었지.

 

 

사위도 안준다는 첫해 첫물의 정구지(부추)를 정성스레 다듬어

신행오는 누나(정숙)와 자형(유정태)의 저녁상을

어머니는 준비했었지.

 

 

자형을 졸라 장기리 소전에 설치된

천막극장으로 영화구경을 갔었지.

유정검이라는 영화를 보며

정의는 반듯이 승리한다는 교훈을 간직한 채

영화가 왜이리 빨리 끝날까

아쉬움을 달래며 집으로 향했었지.

 

 

 

달빛이 흐르는 신작로를 따가 걷다가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주저 앉으니

자형이 넓은 등을 디밀어 주어었지.

자형의 등에 엎혀

 

 

 

나의 5월의 하루는 조용히 잠들어었지.

 

 

 

 

몽골에서 아우가 보낸 편지 한 통 

 

이 글을 읽는 정숙 누님의 눈에

 아련한  추억이 젖어들 것이고

 

이 글을 언젠가는

 정숙 누님의 삼남매가

읽을 것입니다.

 

외삼촌의 정겨운 가슴 속에서

정이란 무엇인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배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