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생활의 즐거움

옥수수의 맛과 멋

올해 처음으로 심은 옥수수가 잘 여물었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높이에 핀 꽃더미에서 벌들이 파티를 즐기더니

이제 때가 되어 수확의 기쁨을 선사한다

여러 겹을 촘촘히 감싼 미색 보자기를 열면 드러나는 가지런한 치열!
어디 한 군데 빠진데도 없이 열병하는 군인의 줄처럼 반듯하다
옥수수 수염의 모양과 껍질 속의 촉감으로 적절한 때를 맞춘다

어찌나 고운지 바로 먹지 못하고 눈요기를 오래 한다
동심이 마음에 부풀어 올라
하모니카 부는 동작을 해보기도 하며 즐거워한다

전원생활의 맛과 멋을 느끼게 하는 계기도 된다
매일 대엿 개씩 꺾어서 삶으니 보름은 넉넉히 간식이 될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맛이라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삶아서 담백한 맛을 즐긴다
봄날 칡과 대나무 뿌리를 캔 자리에서 씨 뿌린 옥수수이길래

오가다 돈 몇 푼 주고 산 것과는 다르다
땀과 상상력이 영글어 맛과 멋이 된다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미  (0) 2020.07.28
빗소리 들으며  (0) 2020.07.28
연잎새  (0) 2020.07.20
능소화  (0) 2020.07.10
눈개승마를 심으며  (0) 202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