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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고라니 울음

앞산에서 고라니 켁켁거리는 울음 소리가 계곡을 건너온다
우리 말에 동물들의 소리는 모두 울음으로 통칭하니 민족의 한의 정서를 투영하는 것이다
지금 저 소리는 고라니 숫컷끼리 다투는 소리인지 암컷을 찾는 소리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순한고 갸날픈 동물답지 않게 목소리는 둔탁하기 짝이 없지만 강열한 욕구가 배어있다

아! 춘삼월 호시절이라더니 짝짓기의 철이 되었구나
동토의 고통을 견디고 새 봄이 오니 대지의 초목으로 식탁이 풍성해지고 이 골짝 저 골짝으로 누비며 제 짝을 찾는구나

앞산이 병풍을 세운 것처럼 직벽에 가까우니 사람 발길 뜸한 것이 오히려 다행스럽구나
오늘 이 따뜻한 날에 자웅이 만나 로맨스를 즐기기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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