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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6.25를 잊으랴

오늘 제 71주년 6.25 기념식을 관람한다

동족상잔의 상처와 비극을 어루만지고 가다듬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아아 칠십 년이 지나는구나

어린 시절의 6월은 전쟁의 분기로 심적 무장을 하는 달이었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유월 땡볕에 전교생이 모여 교장선생님의 6.25 훈화에 열중 쉬어 자세로 근엄하게 경청하며 6.25 노래로 반공사상을 무장하던 시절이었다
비극을 잊지말고 원수를 갚으리라는 이 가사를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섬뜩하기도 하다

이제 70년이 지나 이 기념식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나는 뙤약볕 아래 군인들처럼 대오를 갖춘 운동장이 아니라 안락의자에 앉아 화면으로 쇼를 보듯 즐긴다
교장선생님 대신에 총리가 나와서 유공자들에게 훈장을 드리고 극진한 보훈을 다짐한다
공식 행사에 전선야곡이란 대중가요의 등장은 파격적인 신선함이다
공식행사의 통상적인 획일성과 엄숙함보다는 자유로움과 참여의식을 우선하는 새로운 분위기다

기념식 하나만 보아도 문화 선진국의 역량이 곳곳에 풍성하다

자유와 번영으로 일군 축제에 자긍심이 솟아나온다
기념식이 풍성한 축제가 되다니 놀랍고 감사하다

행사에 동원되는 괴로웠던 기억이 이제는 즐거운 볼거리로 변하며 승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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