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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마법상자

남향 창문 안쪽은 내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이다
창 밖과 창 안이 굳이 분리되지 않는 동시적인 풍경이기도 하지만 사유의 맥락상 분리하는 것이다

창문 아래 마법 상자에 온 세상의 풍경들이 원하는대로 선명하게 비친다
동화나 소설 속의 마법 상자가 현실이 되어 모든 이의 안방에 자리 잡은 것이다
이 놀라운 사실을 사람들은 TV라 부르며 당연한 익숙함으로 받아들인다

TV로 인해 내가 혼자 있다고 해서 진정한 혼자가 아니며 산촌이라 해서 진정으로 외로운 것도 아니다

마법 상자를 통해 세상의 소식을 듣고, 세상에 소속하고 참여한다
세상은 수많은 사건들로 와글와글하다
감염병으로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흥겨운 노래들, 사이버 좌판에 유혹의 호객행위, 웰빙과 생명유지를 위한 복음 전파, 웃음과 눈물의 드라마,정치 진영간의 공수의 독설들…….
이 세상을 한마디로 표현한 단어는
「요지경」이다

유리창 너머의 자연계와 안쪽의 세상사를 넘나들며 하루하루의 삶을 영위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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