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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광장에 홀로 앉아

거창군청사 광장에 지금 내가 있다
홀연히 떠오르는 생각 하나를 잡아본다
산다는 것은 시공의 좌표에서의 이동이다
나의 하루하루를 점 하나로 표시하고 하나의 축은 공간으로 또 하나의 축은 시간으로 설정해 본다
무수히 많은 점들이 내 인생의 좌표에 찍혀있다
이 좌표는 수학 시간에 칠판에 그리는 평면상의 좌표가 아닌 3차원의 좌표다

중고등학교 시절 6년의 좌표를 거슬러 오르는 피드백은 사유의 힘이다 그러나 이미 찍힌 좌표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며 다만 기억으로 회상해 볼 뿐이다
까만 교복을 입은 소년의 내가 이 거리를 지나간다
자취를 하며 고달픈 생활을 하지만 꿈을 키우는 시절이기에 고단할 뿐 슬프지 않았던 시절을 회고하는 초로의 내가 말없이 홀로 앉아 있다

예전과 현재의 차이와 동일함을 견주어 본다
어떤 것은 그대로 있고 어떤 것은 변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변한 나와 변함이 없는 내가 서로를 바라보며 여러 감정에 젖는다

나를 둘러싼 여러 환경들, 수많은 사람들과 시시각각 달라지는 삶의 현장들이 나를 조금씩 변화 시킨다
늘 하나인 내가 늘 다른 내가 된다
하나이면서 여럿인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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