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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욕망의 흐름

가만히 앉아서 아무리 마음을 가다듬어도 헛일이다
딴에는 명상이라며  폼을 잡아도 끊임없이  들끓어 오르는 욕망의 덩어리
내 마음에는 늘 욕망의 마그마가 끓어오른다

욕망은 흐름이다
물처럼 유연하고 바람처럼 가벼우며 변덕쟁이 심보처럼 변신한다
그들은 조용히 타협하기보다는 서로 제 잘난 척하며 우기고 다투는데 힘을 쏟는다
체면이니 도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무례하고도 반항적인기세들이다
둘이 다투는 양극의 앙숙이라기보다는 제 욕심만을 내세우는 다수의 무리들이다
무리는 초미세 개체들이 결합하고 소멸하며 이동하고 변신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떼거리들의 집단이다
일정한 방향성 없이 산발적으로 움직이는 충동들이다

욕망이 일정한 곳으로 집중되는 흐름은 농경민의 정착성에 가까울 것이고 욕망이 여러 곳으로 흩어지는 흐름은 유목민(노마드)에 가까운 것이다
전자의 집중적이고 편집증적 투여에 비해서 후자는 중심 가치에 반발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안하는 분열 투여인 것이다

이 분열주의자들!
분열증적인 욕망의 흐름들이 한 지점으로 흐르다가 모여서 저수지가 되기도 하고 이리저리 다양한 지점으로 흩어져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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