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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월드컵의 포로들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본다 

현재 시간 밤 2시,

불면의 밤을 기획한 이들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실행 중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거대한 음모에 말려든 나는 포로다
나만이 아니라 세계 도처가 포로 수용소다

사람들이 미디어의 선동과 유혹의 달콤한 캔디에 포섭되어 있다
동그란 공 한 개를 추적하는 수십 억의 눈들, 순간순간 펼쳐지는 장면에 교차하는 아쉬움과 분출하는 흥분
지구의 이 쪽과 저 쪽이 사라지고 낮과 밤이 없어진 묘한 세계

사람인지 로봇인지.....
신들린 무당처럼 발이 손처럼 자유자재인.......온 몸이 무기다
오로지 승패의 이분법을 위해 조련된 전사들....사각의 콜로세움에 입성한 현대판 귀족들
한 부문에 저리도 뛰어난 강인함과 신기를 갖추자면 역으로 다른 부분은 얼마나 부족할까 싶은 고용된 검투사들
승리의 찰나를 위해 영원을 바치고
찰나의 영광이 훈장이 되고 자부심이 된다
원시의 투쟁이 진화된 스포츠 문화라지만 그 경계는 모호하다

잠못 이루는 밤,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즉흥 야상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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