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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아이와 어른 사이

"신선께서 인간들을 보실 때 가장 어리석은 것이 무엇인지요?"
신선께서 미소로 말씀하셨다.
어린 시절엔 어른 되기를 갈망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이 도무지 무얼 모르는 철부지 같다.

인테넷에 회자되는 글의 일부인 신선의 문답이 마음에 와 닿는다
하나의 인간이 어릴 때와 어른일 때가 정반대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게 일리가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도를 통달한 이상적인 인간상인 신선의 눈으로 보면 인간 내면의 모순이 어리석은 일이다
어른이 되려는 것은  미성숙 상태를 벗어나 잠재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상태로 성숙하려는 것이고 다시 아이로 돌아가려는 것은 꾸밈없는 천진난만한 본성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인간 자체가 불완전한데 아이도 어른도 온전할 수가 없다

아이와 어른은 본질적인 인간의 두 모습이다 마치 태극에서 양의로 분화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 분화된 둘은 서로 다르면서 같은 하나다
어린 아이에게는 오랜 시간을 두고 학습하고 경험함으로써 쌓고 터득해 가는  성장과 성숙의 과정이 필요하다
어른에게는 그런 과정을 통해 유입되는 부정적이고 사악한 부분들을 정화시켜가야 한다 어린이의 꾸미지 않는 순수함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현재 나이가 70살인 어른이 있다고 하자
나이가 70이어도 동심을 잃지 얺는 순수함을 가진 사람, 철없는 치기를 기진 사람, 이해관계에 집착하여 교활한 상태에 있는 사람 등 별의별 모습을 띠고 있다
매 순간  아이와 어른의 현상태가 바뀌어지기도 한다  아이와 어른의 명확한 경계도 없으며 스스로의 선택이나 외부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는 획일적 가치 판단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래자라는 주나라 사람은 때때옷을 입고 부모 앞에서 어린이가 되어 효도를 하기도 했다 예술 대가들의 만년 작품 속에는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순수함이 담겨 만인들의 공간을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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