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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가고 옴이 다르지 않음이라

사람들이 이 해의 마지막 해넘이를 지켜본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뒷태에 머무는 시선을 쉽게 거두지 못한다 그리고 한 해의 소중한 기억을 모아 추억의 휘장으로 감싼다

사람들은 내일 아침에는 새해에 처음 떠오르는 해돋이를 지켜보려 동쪽 바닷가로 갈 것이다
찬란한 태양은 구세주처럼 떠오르고 사람들은 간절한 기도를 드릴 것이다 그리고 태양은 소망의 등대가 되어 신선한 새로움과 열정을 가득 부풀게 할 것이다

2022년의 마지막 해넘이는 단 한 번뿐이며 2023년 첫 해돋이 역시 단 한 번뿐이라 굳게 믿는다
일직선 위를 달려가는 시간의 마차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도의 눈으로 보면 참 부질없고 우스운 일이다 언제 태양이 뜨고 진 적이 있었던가?
새 해가 어디 있고 묵은 해가 어디 있었던가
사람들 마음에 떠오른 허망한 망상이지 인위로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지 문명이 만들어 낸 작위일 뿐이지

뜨고 짐이나 가고 옴이 다르지 않고 둘이 아니다
어제와 내일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서로 휘감고 돌아가거늘......
어제 해가 내일 다시 뜨며 영원히 회귀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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