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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세배를 드립니다

새해를 맞아 세배를 드립니다
함께 맞절을 하면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설날부터 며칠동안 웃어른들을 찾아 뵙고 넙죽 큰 절을 하며 경로효친을 실천했지요 일년에 한 번 행하는 민속 의례는 훈훈한 정이 오가며 공동체의 규범을 내면화하고 결속을 다지고 또한 미풍양속을 전승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세배의 외면화된 형식은 절하는 이가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히고 낮추는 굴신으로 상대에게 공경을 표하는 것입니다
예의 근본 정신인 인격 존중의 마음을 절이라는 형식으로 외면화하는 것이지요
매일 그렇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원단(설날 아침)에 하루만이라도 실천하자는 상징적 의례입니다

오늘 아침에 세상을 떠난 부모님께 드리는 세배는 차례의 형식으로 드렸지요
이제는 가족들과 친인척 지인들에게 세배를 합니다
세배의 참된 의미를 살리면 대면하지 않더라도 의례적 형식을 취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장유유서의 질서를 떠나 자식에게도, 부인에게도, 친구들간에도, 모든 지인들간에도 맞절을 할 수 있지요
비록 마주하며 무릎은 꿇지 않아도 정성을 다해 서로를 향하며 약속하고 스스로 다짐한답니다

형식은 간소화되고 생략되어도 상징성을 살리면 좋겠습니다
연하장을 주고받는 일도, 덕담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도 나름 의미가 있지만 전자 매체를 이용한 편의주의적 방식과 피상적 매너리즘에서 벗어날 수 있지요

세배를 하며 마음 속으로는 상대에 대한 존경심과 공동체 일원으로써 소통과 협력을 다짐해요
이런 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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