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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귀성길의 착잡함

명절을 지내고 귀성을 하는 차안에서 오가는 심경들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해가 갈수록 연로해가는 부모의 건강과 가족들의 형편에 대한 안도와 우려들이 교차할 것이다

그 감정은 착잡하다
여러 감정들이 뒤엉켜 어수선하고 갈피를 잡기 어렵다
안도의 이면에 따라붙는 우려, 잘 풀리는듯 하면서 떨쳐버릴 수 없는 불안감, 모처럼 만난 일가 친지들을 만난 반가움에도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 뒷끝에 남는 서운함을 보면 착잡하다는 표현이 그럴싸하다

여럿이 모이면 반갑고 기쁜 마음, 가족 공동체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했다는 뿌듯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가한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는 여럿이 모여서 하루 이틀이지만 공동생활을 하는데서 오는 불편함과 의견 불일치와 명절 가사노동에 대한 고단함도 무시할 수 없다

확대된 가족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부담해야 하는 의무감이나 헌신, 배려 등의 공동체 의식보다 모처럼의 연휴에 오붓하게 자기 가족들만의 여행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 유혹적임은 부인할 수 없다
내 가족끼리만 누리고 싶은 자유의 충동으로 귀성길 자체가 전통의 인습으로 여겨지고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되어 명절후유증이란 신조어가 생기기도 한다

무슨 묘책이 없을까?
적당히 둘러대고 용돈을 넉넉히 하면 어떨까
명절의 교통난 대책으로 역귀성은 어떨까
앞당겨 치르는 방법은 어떨까
끊임없이 방안을 찾으며 귀성여행은 변화할 것이다
몇년 전과 올해가 다르고 그 차이는  계속 지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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