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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전정의 즐거움

우기에 수목들이 제 세상인양 활개를 친다
무한 공급되는 단물을 실컷 빨아들이고는 수관을 통해 많은 가지에 달린 잎들에게 공급하고 하루하루 성장에 여념이 없다
하늘이 빈 까닭은 수목들의 무한한 자유와 번영을 위해서다
어제보다 녹엽은 짙어지고 활기가 넘친다


뜰을 손질할 때가 되었다
양손을 사용하는 전지 가위는 정원이 있는 집의 필수품이다
자연석 석축 사이에 심은 영산홍을 전정하는 일은 전원생활의 상징이고 독특한 기쁨을준다
가꾸고 돌보는 수고를 통해 산뜻한 눈맛을 누리는 일이다
잔가지에서 새 순이 올라와 더벅머리처럼 자란 순이나 잔가지들을 양손 가위로 자르면 나무가 새 모습으로 단장을 한다
들쭉날쭉하던 표면의 매끈한 평면으로 바뀌며 아름다운 면과 선으로 수형을 만든다
초록의 잎들이 우아하게 매스게임을 하듯이 이루어내는 면의 유희를 만들어 간다


오늘도 날이 궂지만 이런 날이 일 하기에는 더 좋다
비옷을 입고 비를 맞으며 작업을 하는 것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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