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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난로 화목을 준비하며

난로에 쓸 참나무 화목을 자르고 패는 작업을 한다
하필 엔진톱이 고장이라 수리를 의뢰해 놓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길래 읍내
공구점에 가서 임대를 해서 작업을 한다

입추가 지났어도 볕이 어찌나 따가운지 작업이 힘든다
연신 땀을 훔치며 엔진톱이 강렬한 소음을 내뿜으며 나무를 분해한다
나무들은 온순히 제 몸을 맡긴다 톱날이 몸을 파고들며 창공을 향해 발돋움하던 긴 몸통을 토막토막 자른다
체인 톱날이 고속 회전하며 절단한 단면에 물관이며 체관의 흔적이 바싹 마른 채 보인다

참나무 씨앗 하나가 떨어져 움이 트고 자라던 수십 년이 요 며칠 사이에 분해된다

그 마지막까지도 베푼다
제 몸을 태워 사람들에게 온기를 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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