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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단호박

호박을 여러 군데 심었더니 곳곳에 호박 넝쿨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심은 구덩이 옆의 수로 위에 호박이 건너가게 나뭇가지들을 걸쳐주었더니 좋아라며 건너온다
진입로 화단으로 척 발을 걸치더니 장미 덩굴 위로, 황매덩굴 위로, 가시투성이인 해당화 위로 뻗쳐나간다
그 기운이 하도 왕성하고 의지가 가상하여 호박 넝굴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지켜 보기로 했다
호박이 밭에 있어야지 화단을 침범하는 건 곤란하다는 통념에서 벗어난다
가끔은 호박이 화단을 점령하는 무질서 사태를 포용하는 것이다


그 주인공 호박은 포항에서 씨를 얻어왔다는 일본 단호박인데 구덩이에서 올라온 줄기가 팔목보다 굵다
세력이 얼마나 강성한지 호박잎이 크고 무성하여  샛노란 호박을 맺는데  호박이 무겁고 속이 꽉 차 있다
건네 준 분의 전언에 의하면 서리가 내려 호박잎이 폭삭 내려앉았는 데 호박이 얼추 서른개가 줄줄이 달려 있더라는 것이다
그럴 기미가 서서히 보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며 곳곳에 서 열매를 맺고있는 호박들이 확인한 것만 해도 얼댓 개는 된다

세상에^^^^
이런 호박이 있다니 놀랍다
벌써 두 개를 따서 먹어보았는데 호박을 좋아하지 않던 내가 호박 애호가가 될 정도로 맛이 좋아 닭가슴살 요리에 곁들여 먹는 식사의 보조재료가 된다

올해는 이 호박으로 인해 새로운 재미 하나가 추가된다
지인들에게 널리 알려서 호박씨를 나누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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