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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지붕의 골짜기


이 지붕의 후면은 단조로운 맞배지붕의 형태고 전면은 양쪽에 삼각형이 있고 중앙에 비둘기집으로 모양을 낸 작은 삼각형이 있어 세 골짜기가 있다
자!
이제 징크판을 지붕에 얹어보자
제일 먼저 할 일이 뭘까를 내심 궁금히 여기는 것은 호기심 많은 소년의 마음이다

공사 감독이자 속칭 오야지인
친구가 지붕 위에서 명령을 겸한 정겨운 부탁을 한다
"친구야 그 쪽 무더기에 보면 90도가 넘는 둔각형 판 한개 올려줘"
그 때 머리에 와닿는 무언가 알 것 같은 느낌이 온다
아하 그렇구나
제일 밑바닥에 까는 판이로구나
지붕에 불룩 돌출한 세 개의 삼각형 산이 있으니 자연히 계곡이 있는 법이다 상선약수라 했거늘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이지 않은가


판 하나가 골짜기가 되어 바닥에 눕는구나
품이 넓고 자애로운 대지의 여인처럼
모든 물의 순례자들은 내 품을 흐르니  모성을 지닌 여인이 아닌가
위에서 흘러흘러 오는 온갖 물줄기를 큰 품으로 받아 한 방울도 새지 않게 하니 그 덕
성으로 만사가 화평하리라
산의 정수리나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모든 물길들
그 품을 찬양하며 기쁨의 노래 부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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