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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결혼 기념물 서각

21×40×4 참죽나무

10월 초에 있을 친지의 혼사에 선물할 기념품 하나를 서각하고 있다

내가 애용하는 글과 디자인이 있어 작업이 수월하고 기간도 예전에 비해 짧아졌다
글자를 새겨 넣으면서 예리한 창칼을 망치로 두드리며 나무판에 한 획 한 획을 정신 집중하여 새겨 넣는다

이 작업은 참죽나무인데 나무마다 강도가 달라서 망치질의 강도도 달라져야 한다
참죽나무는 느티나무에 비하면 강도가 약해서 작은 망치를 사용한다 힘이 과도하면 인접해 있는 목질부가 부서지기 때문이다

탁탁탁
쇠가 부딪치는 소리인데 일정한 리듬감을 내면서 수많은 망치질을 한다
망치질이 스님 목탁 두드리는 소리 같다며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서로 사랑하고 한 마음이 되어 잘 살아야 한다는 기도와도 같은 것이다
타인이 만나 부부가 되는 일이 사람과 사람이 맺는 계약 중에서 가장 심오하고 운명적인 약속인 것이다
이 결합은 종교적인 거룩한성사이기도 하다
남녀의 결합은 신성하여 신의 축복이 그 바탕에 있으며 자녀의 생산으로 인류의 승계라는 신의 의지에 봉사하는 것이다

<하나 안의 둘>이다
서로 다른 인격체가 만나서 하나의 가정을 이루며 2세를 출산하니 영원성을 향하는 출발이기도 하다
사랑으로 일치하는 하나이면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자유를 존중해 주는 이상적 관계를 구현해해야 할 것이다

함께여는 새날
SINCE 2024. 10. 5
라는 문구를 몇 해 전부터 사용한 것이 적절한 것 같다
이 가정의 출발한 시점이 곧 이 가정의 역사가 되니 한 나라의 연호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매년 이 날이 되면 00주년을 자축하며 혼인의 의미와 도리를 마음 속에 새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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