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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돌담이 모자를 쓰다

돌담 위에 기와를 얹는다.

 

초파일 연휴를 얻은 아내와 함께 ......

 

기와는 일전에 번와 작업하는 곳에서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흙을 고열로 구워서 단단하게 만들어

지붕에 얹던 기와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경험이 만들어낸 유물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경제성 있는 재료로

주거생활에 폭넓게 이용한 것인데

작업을 하면서 기와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시멘트가 화학적 결함을 하는데 비해

기와는 단순한 구조로 상호 결합된다.

음양의 구조로 서로가 맞물려 고정되는

물리적 결합이다.

 

 

 

 

암키와는 땅이 되어 바닥에 눕는다.

암키와에도 높낮이가 있어

비가 내릴 때 골짜기로 물이 흐르게 되어 있다.

암키와가 맞닿는 자리를 수키와가 결구하며

땅을 덮는 하늘이 된다

광활한 평야의 산봉우리가 된다.

 

 

 

우리의 전통 한옥의 미학에 대해

세계의 건축가들이 재평가하고 있다.

기와는 곡선의 미학이 살아있다.

기왓골과 기왓등으로 이루어져

경사진 지붕의 물매가 되고

용마루의 가운데가 휘어진 구조라던가

지붕의 추녀의 상승의 미학 등은.....

 

 

 

비뚤비뚤한 돌담 위에서

기와는 오히려 고급이다.

 

흙과 돌은 가장 자연적인 재료이다

돌과 흙이 만나니 궁합이 잘 맞다.

오행의 금과 토...

 

바라볼수록 정감이 간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을 바라보며

돌담 아래로 피어나는

친근한 우리 꽃들을 가꾸며

나의 일상은 한층 아름다워지리라.

 

 

 

흙담 위에는 나뭇가지나 짚, 기와 등으로  덮어야

흙이 씻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순 돌담은 그럴 우려가 없기 때문에

기능적인 차원이 아니라

돌담이 흥을 내고 싶어서

예쁜 모자를 눌러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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