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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위천을 거슬러 올라가며

 

위천은 덕유산에서 발원한 물길이

북상면 월성을 지나

위천면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봄이 절정인데 만사 제쳐두고

창선 위 산수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물길에 발을 담그고

시내를 거슬러 올라간다.

 

배낭은 비었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동행한다.

 

 

 

높은 산은 계곡이 깊어

어떤 가뭄에도 물이 흐르지 않은 적이 없다.

거품을 물고 급하게 길을 재촉하는

물길을 바라보며

청년 시절 이곳을 떠났던

지난 날들을 회고한다.

 

단단한 바위가 물에 길을 내주고

제 몸이 서서히 부서지면서

이윽고

물과 함께 흐를 것이리라 

 

 

 

위천은 千變萬化 한다

숨을 가라않히고

조용히 자신을 성찰하는지..

맑고 투명하다.

 

明鏡止水라고 했던가?

이 물속을 들여다 보면

어느새 세속잡사를 잊게 된다

 

 

바위는

격랑에 휩쓸리며

부딪히고 깨지고

세월은 그 상처를 아물게 한다.

 

 

 

 

녹음이 한층 짙어졌다.

이제 봄은 농익어 간다.

발이 전혀 차갑지 않다.

수려한 형상을 한 바위에

오래도록 눈길이 머문다.

 

 

고인 웅덩이에는

작은 생명체들이 

원기를 보충하며

뜨거운 여름을 노래할 것이다

 

 

 

 

 

저 바위들도 흐르고 싶어

물길에 발을 담그고 있다.

 

언제, 어디서 굴러온 것인지..

 

 

 

하천도 흐르고 인생도 흐른다

만물은 변화하고 유전한다

물길에 휩쓸려 내려가는

부서진 돌들을 바라보며

인생무상에 젖는다

 

 

 

흐르는 물살에 휩쓸리고

헝클어졌던 가지들에서도

철쭉은 아름답게 꽃을 피운다

 

 

 

물은 스스로 일정한 형상을 갖추지 않고

주변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낮은데로 임하기 위해

끊임없이 낮추고 엎드리며

치열한 구도의 행진을 한다

 

이어폰을 빼고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어느덧 물은

내 목덜미에서

등줄기를 타고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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