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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단풍길 드라이브

 

 

단풍으로 물드는 월성 계곡의 도로변을 따라간다.

자동차 속도를 최대한 줄이며

이팝,수양벗,단풍나무가 심어진 가로수며

물  건너 산에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만추의 서정에 잠긴다.

 

 

삿갓봉과 불영봉 남서 사면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경사가 심한 산의 협곡을 세차게 흐르다가

황점 마을에 와서 도로변을 따라 흐르며

사람들의 마을을 스쳐가며 거친 숨이 조금은 평온해진다.

 

황점 마을은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의 가장 오지 마을이었으나

함양군 서상면으로 가는 도로가 뚫리고

삿갓봉으로 입산하는 지점이라 전국적인 등산객들의 방문이 잦은

유명한 마을로 변모하게 되었다.

우리 집에서약 12km 거리이다.

 

 

 

 

여러 수종이 섞여있는 산이라

단풍색이 한 색이 아니라

연초록,노랑,주황, 빨강색이 어우러진 수채화 한 폭 같은.....

살아있는 생명들이 하나의 빛깔이 되어 연출해 내는

색깔의 오케스트라다.

 

 

안쪽으로 난 오솔길은 먼 추억의 뒤안길로 가는 길처럼

아스라한 추억의 정겨운 소리가 들린다.

저 길을 홀로 오랫동안 걷고 있노라면

내 발자국이 낙엽에 덮이고

내 이마도 붉게 물들어갈텐데.

 

 

 

 

창선에서 분설담의 중간 지점 휴식소에서

자동차를 세우고 냇가를 바라본다.

화강암 너럭바위를 씻기고 흰거품을 내뱉으며

흐르는 물줄기가 아름다운 풍경을 곁눈질할 틈도 없다.

 

 

나도 이곳을 흐르던 한 줄기의 물줄기였다.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하던

대양을 향해 꿈을 키우며 흐르던....

 

 

 

 

바닥에 드러누운 바위에는

격정이 넘치던 지난 여름의 치열한 상흔이 드러난다.

골짜기를 삼킬듯한 기세로 포효하던 격랑의 시절이

하천 길목에 길게 누워있다.

 

강도 사람처럼

젊은 시절엔 사랑하고 꿈꾸고 아픈 것이다. 

 

 

 

 

 

하천 바닥에 깨지고, 뒹굴며 흐르다가

어디 생채기 나지 않은 돌맹이들이 있으랴.

물이 흐르며 내는 시냇물 소리가

어찌 아름다운 음악이기만 하겠는가?

 

흐르는 물길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고 싶은 것인가?

 

 

 

 

가을이 저문다.

저무는 이 계절의 황혼으로

산은 온통 노랑과 붉은 색동옷을 갈아입고

통과의례를 치른다.

 

치열한 수행을 끝내고

안식으로 들어가는 冬安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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