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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잔디깎기

잔디를 깎는다
요즘 폭염이라 엄두를 못내다가 오늘 흐린 날이라 찬스를 살린다
오늘은 예초기로 작업을 하는데 잔디를 짧게 자르는 효과가 있어 작업을 마친 후의 눈맛이 좋다
그러나 잘린 풀을 갈퀴로 긁어 모아서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연중 세 번 정도의 예초 작업은 전원생활의 기본 의무와도 같다
이런 작업을 통해 누림에 대한 희생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아무런 희생이 따르지 않는 것은 진정한 누림의 기쁨이 작을 수 밖에 없다

예초기로 작업을 하다보니 예전의 꼴망태 이미지가 떠오른다
농촌에서 자란 내 또래들은 공통된 경험이 있다 국민학교 시절, 어지간한 농가에서는 소 한 마리를 길렀으므로 부지런한 아이들은 소 먹일 풀을 낫으로 베어 망태에 담고 밥값을 하곤 했다
논두렁에서 날이 잘 선 낫으로 꼴을 베던 야무진 손에는 낫에 베인 상처 한두 개는 가지고 있어 농민의 후손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예초기는 엄청 빠른 속도로 회전하여 풀의 허리를 단박에 두 동강으로 자른다
RPM이 높아질수록 광기를 발산하며 위력을 폭발 시킨다
광기에 애꿎은 돌이 튀어 아찔한 순간이 있기도 한다 탄소 사용을 가급적 줄이려고 하지만 잔디밭을 둔 입장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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