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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밭을 일구며

 

 

밭에서 흙을 가득 뒤집어 쓴 돌덩이며 그보다 작은 돌멩이들을 캐낸다.

흙 무더기 속에 파묻힌 돌들은 제 본성이 완화된다.

강하고 단단하고 차가운 속성이 흙에 의해 중화되며

 

얼굴이 푸석 푸석하다.

오랜 세월 눌리며 제 속내를 삭혀 왔으리라.

강한 곡괭이에 부딪혀 부서지며 온유해지는 녀석들도 있다.

 

土는 불과 물, 나무와 쇠라는 네가지 요소들과 관련을 맺으며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요소들을 제어하고 화평을 유지시키는구나. 

 

 

 

 

 

밭에 두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울 것이다.

 

돌멩이들을 캐내고 단단하게 뭉쳐진 흙덩어리들을 깨부수어

흙은 한층 부드럽고 포근하다.

 

그리고 삽으로 뒤집어 엎은 흙의 입자 사이로

향긋한 봄의 대기와 끈끈한 농부의 정성이 스며든다.  

 

 

 

 

 

이제 대지는 신성해지고 생명을 품을 모성을 갖는다.

강하고 단단한 것은 생명을 품지 못하는 법

잘게 부서져 부드러워진 흙은 참으로 참되고 진실하다.

 

토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토에는 믿음이 있고 신용이 있다.

 

사람들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말년에 귀향이나 귀촌을 하며

대지로부터 위안받고 삶의 기쁨과 보람을 찾으려고 한다.

 

 

 

 

 

 

 

이제 몇 고랑을 만들었나.

남은 고랑은 몇 개이던가.

 

이 두둑에 감자 심고

저 두둑에 채소 심어

그리운 이들에게 한 아름씩 나눠주세

 

에이 에이. 허리 한번 펴고 하늘 한 번 바라보세.

새야 새야 노랑새야.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렴.

 

에이~~ 올라가네 올라가네 양쪽끈에 목을 옇고 어이 줄역태산 올라가네~~~

구야구야 가리갈가마구야 지리산에 갈가마구야

너는 무신팔자 그리좋아 구중구천 높이떠 댕기는데

어이  이내팔자 무신팔자라서 밥만 묵으면 산에만 댕기노

어이 다리여 다리여 아이고 다리여~~~

(따세기 & 사과농장 블로그에서 인용한 거창 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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