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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당의 문인화방

능소화

 

   서한당이 2010년 여름에 많이 아팠습니다. 

갱년기 장애와 갑상선 수술 후유증으로 서울 병원을 오가며 겨우 몸을 추스리다

경북서협회원전에 부끄럽게 낸 능소화입니다.

이런 시기에 그린 그림이라 세월이 흐른 후에도 애착이 갈 것입니다.

 

  화제는  일장무객도전가 호접쌍쌍입능소

한낮 밭가에 손님은 없는데 나비 한쌍이 능소화를 찾네

 

 능소화는 트럼펫처럼 생겼군요. 서양사람들은 이 꽃을 보며 트럼펫 소리를 연상했군요.

 저도 이 꽃나무를 심어서 가꾸고 싶은 참 사랑스런 꽃입니다.

  

 

후덥지근한 한여름, .

건너 지붕보다도 더 높은 키다리 나무에 끝까지 기어올라가 능수버들처럼 휘휘늘어진 가지에

맑고 고운 주홍색의 능소화 꽃을 보면 답답하던 마음이 시원스레 뚫립니다.

저것이 하늘과 땅과 공간에 신비로운 자연의 조화임을 느끼게 됩니다.

능소화(凌宵花), 업신여길 능, 하늘 소, 꽃 화

즉, 하늘을 업신여기고 계속 기어올라가 꽃을 피우는 나무라는 뜻임을 알고보면 그 꽃이름도 멋지고 특이합니다.

 

능소화는 옛날에는 양반들만이 가꾸던 꽃이라고 하는군요.

구중궁궐의 꽃으로 한 궁녀가 임금을 기다리는 한맺힌 꽃이라고 하는군요

 

담장을 서성이며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 너머를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리는 한 여인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꽃입니다. 

 

이 꽃을 심어두고 고운 님을 기다리면 우리는 더욱 청순하고 고결한 삶을 살아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