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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고대 철학 -루푸스

 

요즘 오전의 일과는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는 일이다.

병원 퇴원 후 보름만에 시작한 회복 운동인데

3주가 지난 오늘은 스트레칭 10분, 런닝머신 30분, 사이클링 10분, 하체 근력운동 1시간을 했다.

입원으로 소진된 체력과 빈약해진 근육을 조금씩 살려내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개인적인 사소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고대의 철학자인 루푸스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다.

 

철학자라면 순수한 지적 활동을 하는 허약한 사람을 연상하기 쉽다.

현실에서 격리되고 괴팍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육군 중에서 가장 강인한 군인이었다.

플라톤은 유명한 레슬러였다.

디오게네스는 술통 속에서 살아도 견딜만큼 강인한 체력의 소유자였다.

철학이란 정신과 육체의 훈련이라고 가장 강조한 철학자는 에픽테토스의 스승인 루푸스였다.

 

 

 

 

루푸스는 미덕이란 이론적 지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철학적 훈련은 정신적으로만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스토아 철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추위, 더위, 배고픔, 힘든 노동, 쾌락에 대한 금욕 등에 단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훈련을 통해 신체가 강건해지고 영혼이 강해지며 자제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절제의 시작은 먹고 마시는 것을 자제하는데 있다고 한다.

신체적 쾌락은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고 위장의 노예로 만든다고 한다.

 

 

 

 

10년 만에 장남인 나를 낳은 선친께서는 어린 나를 귀가 따갑게 세뇌하려 했다.

강건한 신체, 강인한 의지와 노력을 강조하였는데 일본인 무사를 예로 들었었다.

일제 시대에 살았고 징용에 동원되었던 선친이라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한 겨울에도 웃통을 벗고 추위를 견디고 냉수 마찰을 해야 진정한 남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추운 방에서 공부해야 머리에 잘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중학교부터 시작한 자취생활은 춥고 배고픔을 견디고 자제력과 검소함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이었다.

선친은 매주 용돈의 예상 지출액을 적어서 내라고 하였다.

합리적이고 자제력을 기르기 위한 통제였을 것이다.

 

선친이 루푸스를 알 리가 없지만 루푸스의 철학과 유사한 점이 있다.

오늘의 운동을 하게 된 원초적 동기를 유발 시킨 것은 선친이라는 생각이 얼핏 스쳐간다.

내가 루푸스의 제자인 에픽테토스를 마음의 스승으로 존경하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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