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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촛불을 켜면

 

촛불을 켜면 사물들이 사라지고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 간다.

 

 

 

 思惟(사유)로 인도하는 빛이여.

내가 자아를 만나는 그 길의 가로등

 그 둘 사이에 오가는 소리 없는 대화다.

 

 

 

촛불은 죽음에서 우리를 깨우는 빛이다.

그리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봉홧불이다.

청정무구한 본성으로 환하라는 소리없는 명령이다.

 

 

 

촛불을 켜면 적막이 사라지고 분주해진다.

현상계의 사람들과 결별하고

내면의 동료인 또 하나의 나를 만나기에

촛불은 고독한 섬을 비추는 등대다.

촛불이 섬을 고독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