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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관월도(觀月圖)를 감상하다

 

조선 중기의 문인화가인 이경윤의 관월도를 감상한다.

 

 

그림의 중심부에 선비가 거문고를 타며 달을 바라보고 있다.

교교한 달빛이 온 누리를 환하게 비추며 바위와 나무가 달빛에 은은하다.

俗塵(속진)과 번뇌를 떠나 한 선비가 달을 우러르며 자연에 동화되고 일치되는 희열의 시간이다.

선비의 텅 빈 마음이 잔잔한 호수가 되고 그 호수에 달빛이 어리는 장면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달이 된 선비는 거문고의 현을 뜯으며 벅찬 감격을 아름다운 선율로 응답한다.

가장 자연의 음향에 가깝다는 거문고의 현이 떨리면서 창공에 파문처럼 번져간다.

또한 선비는  현의 울림을 통해 군자의 길을 걷는데 금해야 할 금도를 생각할 것이다.

옛 선비들은 거문고의 현의 울림을 통해 正心(정심), 正念(정념), 正道(정도)를 배우고 실천하지 않았던가!

 

이런 밤에는 바위나 나무가 무표정하거나 침묵 속에 있지 않을 것이다.

바위는 달빛에 고무된 표정으로 선비의 벗이 되고

나무는 달에 어깨에 척 팔 하나를 두른다.

 

이 아름다운 밤에는 잔치를 벌여야 한다.

달빛과 거문고 음악과 차의 향기는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음식인 것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드디어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