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곡의 글방

모래밭에서

 

자네는 야심한 밤중에 모래밭을 가로질러 걷거나 뛰어보았는가?


잠자던 모래들이 입을 삐쭉거리며 불평하거나


찌프리며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던가?


 


 


모래들이 그랬어.


늘 함께 있어 서로 위안하고


제 숨소리마저 죽이고 낮은 소리로 소곤거리고


서로 낮아지려고 고개 숙이고 무릎을 꿇고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자신이 먼저 부서지기 때문이래


 


 


모래 한 알이 그랬어.


나도 한 시절 천하를 호령하던 바위의 이마였다구.


 


 


 


'청곡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수아비의 표정  (0) 2016.02.13
다인병실에서  (0) 2016.02.12
눈 물  (0) 2016.02.10
어깨동무  (0) 2016.02.09
나 하나의 산이 되어  (0) 201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