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8

토란 껍질 수확 로맨티스트의 텃밭에 단골 손님 같은 토란이다 어찌나 물을 좋아하는지 매일 듬뿍 물을 주어도 사양할 쥴 모르는 애수가랄까 빨아들인 물을 초록 줄기와 잎에 저장하고 알뿌리를 키우느라 왕성한 세력을 가지고 있다 복중 뙤약볕에도 넓은 파라솔을 펼쳐 제자리를 촉촉히 유지하는 멋쟁이다 토란 쥴기를 1차로 수확한다 세력이 강한 줄기 한두 개는 완전히 베지않고 절반 정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베어낸다 다음에 한 차례 더 수확하려고 한다 베어서 며칠을두면 껍질을 벗기기 좋다하여 바닥에서 말리는 중이다 여러 날이 지나고........ 손수레에 세 번이나 껍질을 싣고 와서 부부가 이틀을 작업하여 껍질을 벗기고 예년처럼 햇볕에 말리려고 했으나 유난히 잦은 비로 대책을 찾다가 친구의 건조기에 넣어 말리려고 했는데 다음날 전화가.. 더보기
국가의 끝에서 국가가 끝나는 곳에서 쓸모없지 않은 인간의 삶이 시작된다 니체를 다이너마이트를 든 철학자란 표현이 이 말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사회에서 국가는 새로운 우상이다 국가가 책임을 지고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원자로 여긴다 그러나 막강한 권력의 칼과 마이더스의 손으로 자금을 보유한 신종 괴물인 국가 앞에서 진정한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 권력의 절대화로 전체주의화되어 개성을 지니고 독자적 의미를 추구하는 개인의 존재 가치는 무시되고 그저 하나의 원자처럼 취급하게 된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돈줄을 풀어 유권자들을 유혹하며 환심을 산다 개인은 그저 국가에 빌붙어서 살아갈 뿐이다 니체는 개인이 진정으로 존중받고 삶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이러한 국가라는 괴물 앞에서 저항하고 투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더보기
고교 동문회 우리 면의 고교 동문회가 있어서 참석을 한다 70대의 3회에서 30대의 46회까지 1.5세대에 걸친 분포다 학교에 함께 다니는 경우는 기수 차이가 위 아래로 2기라 대부분은 함께 다닌 경험이 없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우리의 학연의 강도는 고래 힘줄만큼이나 질기다 유교 문화권의 전통일 수도 있겠다 동뮨 수학을 한다는 것은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한 교육이념에 따라 양성 되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동일 지역 내 다른 학교와의 경쟁의식도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우리 모교는 자수성가로 성공하신 양재원 이사장 님이 못배운 한을 달래려 건립한 사학재단이다 우리가 다닐 때는 종합고등학교로 보통과 상업과 양잠과가 있었는데 나는 보통과(일반계)였다 몇 년 후에 양잠.. 더보기
옥수수 대왕 옥수수 신령이 있음을 이제서야 상상하며 깨닫는다 그 신령한 권한이 시공을 초월하여 전 세계 어느 곳에 사는 옥수수도 심지어 과거 현재 미래의.옥수수도 절대 신봉을 하는 옥수수 대왕이다 여봐라 오늘 아침에 가리올 정 영감에게 너댓 개 내어쥬어라 참 신통하지 않느냐 우리의 전생애를 지켜보고 지원하며 제법 땀흘린 수고를 보상해야 할지니라 내가 가만히 보니 우리의 보금자리를 일구려고 퇴비를 듬뿍 넣어쥬고 비닐 이불을 덮어주더구나 씨앗을 묻어두고 이제일까 저일까 새 순을 기다리는 호기심과 정성된 마음이 보이더구나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키가 쑥쑥 자라는 모습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가지런한 열매에 입술을 대고 하모니카를 불기도 하는구나 또 하나 놀라운 건 내 원대한 이상을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음이야 우리 종을 영원히 존.. 더보기
수석 탐석 친구들과 2박3일 캠핑을 가서 저마다 취향대로 자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낚시하는 친구, 다슬기 잡는 친구, 멱감는 친구, 탐석하는 친구 , 낮잠자는 친구, 음주하는 친구로 공동 경험 중에서도 개별활동을 존중한다 그러면서도 채취한 물고기나 다슬기는 공동의 식재료로 이용한다 캠핑 비용은 균등 부담이 아니라 각자의 자발적 찬조로도 모자람이 없다 요리를 잘 하는 친구, 숙박 도구를 챙기는 친구, 낚시 도구를 챙기는 친구로 역할분담이 척척 이루어진다 이곳은 수려한 하천 지역이라 돌이 많아 친구따라서 탐석을 하다가 수석 몇 점을 가져온다 뜰에 갖다놓으면 볼 때마다 친구들과의 캠핑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더보기
추명국 드디어 개화 추명국이 올해 처움으로 세 송이의 꽃을 피운대 작년에도 그 이전에도 피었지만 처음처럼 피어난다 처음처럼 피어나는 꽃은 더욱 새롭고 신선하다 여기서도 숱한 차이와 반복의 원리를 읽으며 꽃을 대한다 세력이 강해 많은 봉우리가 맺혀 여름의 정취를 한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연분홍 치마에 노란 얼굴의 소녀 같은 꽃이다 버러보기만 해도 화사해서 나를 기쁘게 한다 사람들은 꽃에게 다가가 이름을 물어보거나 '예쁘다"는 의례적인 반응을 하곤한다 백과사전식 지식을 더 많이 가지지 위해 외형을 자세히 관찰할 것이다 우리 집에서 꽃을 피운지 몇 해가 지났는데도 매 번 꽃을 대하는 느낌이 다르다 외형이나 향기가 달라진 것도 없는데도 그런 꺼닭이 무엇일까? 대하는 내가 변하기 때문이다 의식이 지향하는 바가 당시의 상황에 따라 .. 더보기
신중함의 부족 휴대폰을 폐기하려니 착잡하고 마음이 쓰리다 젠장 채 1년도 못쓰고......경치 좋은 하천에서 스노클링을 한참 즐기다 허릿춤에 차고 있는 전대를 인지한 것이다 ( 서비스센터에 가서 어쩌고저쩌고 대리점에 가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사실적인 얘기는 괄호 안에 넣고) 경망스러움은 신중함과 대척점에 있다 나는 가볍고 급해서 조심성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는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마음을 진정하고 천천히 입수하자 현명한 지혜는 빠른 판단이나 성급한 결단보다 느리지만 심사숙고와 신중함에서 나올 것이다 한 번의 실수를 거울 삼아 스스로 교정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일테니 더보기
옥잠화 피어나고 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아름다움이다 아직은 미숙하여 완전하지 못한 잠재의 상태에서 미래의 완전한 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개체의 의지다 어떤 의지가 봉우리로 응축되고 그 안에서 묘시를 기다리며 영글고 비로소 때가 되어 풀리기 시작한다 접히고 눌렸던 부분들이 서서히 주름을 펴고 펼쳐낸다 옥잠화의 일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풍성한 변화의 시기가 바로 꽃이 피어날 때다 마치 당간지주처럼 꽃대를 높이 현양하여 이 성역에서의 축제를 준비하는 일이 그렇다 또한 꽃잎을 돌돌 말아 길고 하얀 자루가 생겨나고 그 끝이 서서히 벌어지는 개막의 순간들이 그렇다 하얀 장막 안에서 암술과 수술이 교합할 준비를 하는 중이다 종의 영원성을 반복과 순환의 방법으로 계승하고 있다 신성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꽃마다 주체적으로 표현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