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는 가서 살고픈 땅을 꿈꾼 적 있는가? 나는 있지.
내 육신과 영혼이 안식하는 비원이 있네.
거기서 내가 행복해지는 것은
1. 세상으로 향하는 휴대폰 문을 닫아도 텐트 지프만 열면 늘 세상은 열리고
2. 시계를 상전처럼 모시지 않아도 물총새는 알람처럼 내 하루를 열고
3. 눈동자를 빠르게 굴리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밥 굶지 않고 왜가리처럼 우아하게 춤추고
4. 세상의 부자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앞뜰엔 강, 뒷뜰엔 암벽 병풍 세폭이 둘러싼 정원이 있고
5. 세상의 권력자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별들은 내게 다가와 속삭이고 달은 내 방 조명이 되어 내 머리칼을 적시고
6. 어떤 음식을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산과 강이 풍성한 식탁 차려 먹거리들이 가득하고
7. 오늘 입을 넥타이와 양복을 고민하지 않아도 화사한 돌단풍처럼 차려 입고
8 솔가지 같은 머리칼을 빗질하지 않아도 강에 비치는 내 모습은 멋이 졸졸 흐른다네
그런데 입주 조건 하나있네.
산이 속삭이는 소리를 알아 들어야 하며
강이 흐르는 이유를 알아야 하며
바위의 소원을 그윽한 가슴으로 공감해야 하며
그 땅에 사는 것들과 속삭이며 더불어 사는 것이네.
나는 지금도 내 비원 같은 땅 공생의 땅에 가고 싶네.
'청곡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섶다리를 걷는 즐거운 상상 - 답교놀이 (0) | 2016.01.20 |
---|---|
풍등 - 하늘로 가는 염원의 소포 (0) | 2016.01.19 |
토끼와 거북이 경주 그 이후 (0) | 2015.06.18 |
LIVE로 보는 야구 (0) | 2015.05.15 |
아들의 첫 울음 (0) | 2015.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