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릅나무를 위 아래로 반으로 켜서
도깨비 탈을 만든다. (18cm * 18 cm * 7 cm)
이마에 나이테가 선명한 진한 커페색에다
눈 주위의 연미색은 염료나 물감이 아니라 다릅나무가 지닌 자연색인데
나무를 켜면 겉껍질 바로 안쪽에 채 1cm도 안되는 부분이다.
이 두 색의 대비로 공예인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귀가 쫑긋하여 천리 밖의 소리도 듣는데다가
머리 위에 신종 안테나를 세워 인간의 동정을 살피고
톱니바퀴 눈쌉 아래 눈은 천리 밖까지도 꿰뚫어 보고
돌출한 잇발로 한번 깨물면 벗어나기 힘들다.
요 녀석은 일본사람들이 꽤 무서워하는 도깨비인데
교활하고 악랄하게 생겼다.
요새도 도깨비가 판을 치는 세상인데 어찌나 지능적인지
사람들이 의식도 못하는 새에 침투를 해서 괴롭히곤 한다.
주로 사람들의 관심이나 욕구가 집중되는 곳을 좋아하는데
도깨비는 사람들을 놀리기도 하고 욕을 보이고
때로는 패가망신에 이르게도 한다.
나는 이런 상상을 하며 작업을 한다.
유희(遊戱)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 이봐! 해봤어.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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