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황상제의 뜰을 가꾸던 정원사들은 이 맘 때만 되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지상 투어를 즐기곤 한다더니
요정들이 생의 정기를 불어넣느라 양 볼이 홍조를 띤 채 부풀어 있다.
무리들은 행복에 겨운 깔깔 웃음에 잠시도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데
그들은 움직일 때마다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며 향연을 벌인다.
살아있는 것 그 자체가 최고의 축복이라네
저 찬란한 태양과 아스라한 별빛이
비옥한 저 땅의 자양분이
네 줄기와 잎과 뿌리의 원천이라네
살아있는 것들의 들숨과 날숨 사이에
생명의 은총이 담겨 있노니
춤추고 노래 부르며 감사할지니
4월의 요정들이 흩뿌린 연두 물감이 천지사방으로 번져간다.
정령들은 향기로운 입으로 분사하듯 뿜어대며
이 골 저 골을 날아다니며 신출귀몰하는구나.
요정의 왕림을 학수고대하던 가지들이 제 잔가지들을 무수히 뻗으며 손을 내민다.
그러면 요정들은 천진한 웃음에 익숙한 솜씨로 초목들에게 옷을 입힌다.
세우가 내리는 창문 밖에 4월의 신록이 샤워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농염해지는 체취에 싱그러운 풍경이다.
돌 틈새에 자리잡은 영산홍은 붉은 얼굴로 열정을 뽐낸다.
요정들의 세례를 받은 초목들이 이보다 더 맑고 밝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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