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농장에 도착하였을 때 즐거움과 희열에 넘쳐 즉석에서 시흥을 쏟아낸다.
근처의 동적인 산에서 신록이 뭉게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4월의 님프가 산하에 초록물감을 흩뿌려 놓았네
열정과 정성으로 일군 그대의 농장은 새 삶의 터전이라네
가족들에게는 영양의 공급원, 자신에게는 꿈 꾸는 낙원이라네
빙긋이 웃는 친구에게서 수척한 느낌을 받지만 건강히 지낸다니 다행이다.
이만한 농장을 가꾸는 것만으로도 초로의 건강으로는 합격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만나 한 방에서 하숙을 같이하며 지냈던 울진 출신
40여년 간 한결 같이 우정을 나누는 친구다.
우리의 대학 시절은 낭만이 가득하여 동곡은 여러 운동에 관한 한 선수급에다
바둑 고수에다가 기타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는 팔방미인이었다.
청도군 금천면 김전리에 5백 평의 농장을 마련한 동곡(桐谷)은
자택이 있는 대구에서 25Km 거리를 수시로 다니면서 4년 동안 일군 농장이다.
방 한 칸에 화장실이 딸린 조립식 주택에서 기거할 수 있게 해두고
농장에는 블루베리, 아로니아, 여러 과수들, 기타 농작물들을 기르며
작은 뜰에는 여러 수종의 관목들과 화초들이 싱싱한 기운, 아름다운 자태로 자라고 있다.
이전에 동곡의 농장을 진작 방문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여기고 후회가 된다.
친구는 농고 출신에대 농촌관련 전문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나에 비하면 전문가라 여러 모로 배울 점이 많다.
나를 보고 제 마누라라며 넉살을 떨던 친구는 자상하고 친절하여 온갖 것을 다 가르쳐 준다.
농장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친구의 노고와 정성을 확인한다.
대학 동기생들에게도 아로니아 수확철이 되면 농장에 와서 나누어 가라며 한다.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실천할 수 있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점심은 근처의 식당에 가서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 한담을 나눈다.
기분이 좋아진 친구는 하모니카를 꺼내 추억의 노래들을 정감있게 연주한다.
지굿이 눈을 감고 하모니카를 꼬옥 감싼 두 손 바닥을 떨어대며 흥겨운 바이브레이션을 만들어 낸다.
그런 분위기를 다른 친구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제주도 친구와 서울 친구에게 차례로 전화를 하며 연주도 들려주고 근황을 물어본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청도 농장과 거창의 우리 집에서 만남을 자주 갖자고 하니 모두 대찬성이다.
이제 거의 퇴직을 하였는데다가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또 동질적인 집단이라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데 전적으로 동감이다.
다만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귀갓길 내 차량 트렁크에 네 개의 박스에 선물이 가득하다.
시집간 딸에게 싸주는 엄마의 정성처럼 ㅎㅎ
아로니아 묘목 23주에
등심붓꽃, 해국, 자엽국수나무, 삼지구엽초, 고광나무,
매화말발돌이, 비누 허브, 작은 패랭이, 박하, 삼채
야콘, 키작은 해바라기 씨앗, 와송, 자주돼지감자, 수생식물........
나는 친구에게 나무 달팽이 작품 하나를 선물한다.
앞으로는 일년에 최소 두 차례 기본은 사계절에 한 번씩 방문하기로 한다.
그리고 방문을 하면 함께 연장을 잡고 일을 하며 땀을 흘리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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