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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동곡의 청도 농장 2차 방문

 

청도 금천에 있는 동곡의 농장을 두 번째로 방문한다.

지난 번에는 산야에 듬성듬성 배어 나오던 파스텔톤의 연두빛 녹음이

이제 진초록으로 덧칠을 한다.

 

아! 오월이 무르익어가는구나.

늘 비어있는 시간이 모처럼 요긴하게 쓰인다.

농장에는 농작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좋아하는 화목류들이 다채롭다.

여러 꽃이며 나무들을 살피며, 즐기며, 정보를 나누며 

우리의 전원생활에 대해 소담스런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이번에는 아예 작업복을 가지고 가서 친구와 같이 일을 한다.

혼자서 하기 어려운 일 없어?”

마치 만능 일꾼인 것 처럼.....

대학 시절 절친 이었던 친구와 40여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농장에서 공동 작업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이며 즐거운 일인가?

 

 

                      <농장의 함박꽃>

 

친구는 잡초방지용 부직포 두루마리를 꺼내오고 우리는 몇 고랑에 부직포를 깐다.

중식은 인근의 어탕국수로 별미를 맛보며 운문사로 가서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

다시 농장에 돌아온 후 아로니아 가지 밑에 난 잡초를 뽑는다. 

 

잡초를 매며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워한다.

함께 밭고랑에 쪼그려 땀을 흘리는 일은 서로에 대한 공감의 시간들이다.

그리고 소박하고 진실하게 살아가겠다는 무언의 다짐이기도 할 것이다.

 

 

 

                                    <작약>

 

 

11명의 동기생 중에 전원생활을 하는 친구는

동곡과 나를 포함해 현재는 셋이다.

여러 친구들 중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친구는 가치관이나 취미활동 등이 유사한 점이 많다.

대체로 자연 친화적인 성품, 어려서 시골생활을 한 경험이 공통점이다.

그러고 보니 모두가 부부교사 출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평교사로 퇴직한 공통점도 있다.

 

 

 

                         <고광나무>

 

우리가 몇 살 때까지 지금처럼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을까?

냉정하게 보면 십년을 크게 넘지 못할 것이다.

물론 건강관리를 잘해서 그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자식들이 무보가 생산한 농산물을 즐겨 먹어주기만 해도

좋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하고......

 

그래도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사범대학을 선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데 공감하며

큰 욕심내지 말고 현재 처지에 만족하며

좀 더 시간적으로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데도 공감을 한다.

이제 직장에서 모두가 자유로워지면

더욱 자주 모임을 가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진다.

 

 

 

                                                             <개량 인동초>

 

석양이 질 무렵 동곡은 2차로 꽃나무를 분양한다.

오크라씨앗, 말발도리, 매발톱, 두메달맞이꽃, 향달맞이꽃, 영춘화, 동자꽃이

내 자동차에 동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