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오피스텔을 방문한다.
대학에 있는 있는 친구가 대구 시내에 오피스텔을 마련해서 입주한다고
축하 인사를 겸해서 몇몇이 만난다.
대구에 사는 친구들끼리 번개팅이라며 서로 연락을 해서 만나는데
거창에 사는 나도 꼽사리가 된다.
멋있는 친구다. (서 있는 안경낀 친구, 티셔츠 차림으로 서있는 이는 나)
안식년을 맞아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걷기 바람을 일으켰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를 혼자서 몇달 간 했던 투사다운 면도 있다.
우리가 대학을 졸업한 다음 날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것만 보아도
멋진 삶의 단면이 된다.
역시 학자의 오피스텔답게 한복판에 긴 책상을 두고 양쪽 벽에는 책이 가득하다.
아직 현직에 있지만 퇴직 후를 대비해서 연구실 겸 사랑방으로 활용하겠단다.
친구는 교외에 땅을 마련해서 텃밭을 일구어 보기도 했지만
시간과 여유가 충분하지 못해 그만 두고 오피스텔을 마련했다고 한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 듯이 학자는 책하고 살아야 하는 법이지.
그래 암암 잘했다 잘했어
모두들 기쁜 낯빛으로 축하를 해주고......
도덕 교육의 이론과 실제를 핵 한권을 꺼집어 내서
잠시 주의를 집중 시킨 후 내 유머가 막간의 웃음으로 피어난다.
교단시절에 중학생 한 녀석에게 질문을 잘 해야 한다며
제일 앞줄에 있는 학생에게 어떤 질문이라도 해보라며 불쑥 지명을 했더니.....
이 녀석 응급결에
"선생님, 도덕하고 더덕하고 뭐가 달라요?"
모두를 폭소를 터뜨린다.
일전에 나무에 <일신>이란 서각 작품 하나를 새겨 선물했던 친구라
새삼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뭘 그까짓 걸 가지고 부끄럽게......
저마다 노후를 대비해서 자기에 맞게 일을 벌이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품위를 유지하며 당당하게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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