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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호랑이 담배 피우는 이야기(2) - 서왕모의 전설

 

옛날 중국의 신화에는 서왕모(西王母)의 전설이 있다.

도교 전설에 의하면 서왕모는 곤륜산에 사는 여신인데 역병과 형벌을 관장하는 죽음의 여신이다.

산해경이라는 책 속에 보면 그 서왕모가 반신반인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산발한 머리카락에 비녀를 꽂고 표범의 꼬리에 호랑이 이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새들이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고 살며 수하로 파랑새와 호랑이를 거느리고 있다고 한다.

 

 

 

 

 

서왕모는 천자나 성인들과도 교류하고 있어 권세가 대단하다고 한다.

서왕모는 많은 무당을 거느려 약초를 캐고 연단을 만들기도 한다.

유명한 신선주나 불로초 등은 모두 서왕모가 사는 곳에 가야 얻을 수 있다.

 

 

그 기록에 나타나는 서왕모의 형상과 가장 유사한 동물이 호랑이인 것이다.

그러다가 후대에 와서 서왕모는 인간의 불로장생을 다스리는 아름다운 여신, 여왕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일부 고대사 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주나라 이전의 역사는 동이족의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서왕모의 존재는 곧 우리의 신화인 것이다.

즉 서왕모는 단군 신화에 나오는 호랑이이며 그 호랑이는 토템 신앙의 상징이라기보다 바로 여신이라는 것이다.

 

단군교(대종교)의 성전인 삼일신고(三一神誥)에 의하면 그 여신이 신모(神母)라는 것이다.

신모는 비서갑(非西岬)이라는 곳에서 선녀(무당)들을 거느리고

길쌈이나 조복(朝服)을 만들고 가사(家事)를 가르친다.

한마디로 왕비가 될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여왕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비서갑은 여왕의 성이자 여신의 집인 것이다.

설화의 구조가 서왕모 신화와 매우 유사하지 않은가? 

 

 

여신은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신모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호랑이 그림은 산신령이다.

그 산신령에는 산에 사는 신령의 의미의 산신령(山神靈)과

출산의 신령이란 뜻의 산신령(産神靈)이기도 한 것이다.

산신령(産神靈)은 삼신할머니이기도 한 것이다.

유아 사망률이 매우 높았던 과거의 사회에서 삼신할머니에 대한 기도는 참으로 절실했다.

영험한 힘에 의존하여 재앙을 물리치고자 하는 선인들이었다.

 

 

 

 

 

수삼재(遂三災)라고 하여 벽사(辟邪) 동물의 으뜸으로 호랑이를 내세웠던 것이다.

삼재란 풍() () ()로 인한 재앙인데 굳이 현대적 해석을 하자면

풍병, 마음의 병인 심화 그리고 수종(水腫)과 같은 것이다.

 

귀신을 만나면 호랑이 껍질을 태워 먹으면 능히 물리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그리고 민간에서도 신부의 가마에 호피를 덮거나 나무 호랑이상을 만들어 두거나

호랑이 부적, 단오날에 궁중에서 나누어 주었다는 쑥범 등의 습속이 있다.

 

 

(다음에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