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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숫돌로 날을 세우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은 일상 속의 여백이 생겨서 좋다.

즐거운 일이 없을까?

옳지. 수돗가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서 숫돌로 날을 벼르자.

, , 가위 자귀 같은 날이 있는 것은 모두........

 

 


쇠를 연마하는 일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단순한 반복작업이다.

날이 있는 면을 숫돌에 대고 각도를 맞추어서 밀고 당기는 일이다.

무뎌진 면을 갈아서 날카롭게 만드는 이 단순한 작업은

정신을 맑아지게 하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 깨닫기 때문에

이런 시간은 귀찮은 일이 아니라 소중한 시간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도야(陶冶)란 단어를 떠올린다.

도공이 흑을 빚어 도기를 만드는 과정과

철공이 쇠를 두드려서 철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 과정에 투입하는 인내와 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인격도야란 것은 평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늘 부족하고 흠결이 많은 인간이 끝없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더 높은 인격을 함양해 가는 과정이다.

 

날을 햇빛에 비추어 본다.

무딘 날은 그 면이 하나의 선으로 햇빛에 반사되어 나타나지만

잘 갈린 날은 반사되는 빛이 적어야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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