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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예의 도시 타이완


전철에 오르자 곧 자리를 양보하는 타이완의 젊은이들이다

내 등에 지워진 배낭이 무거워 보였는지

백발 행색이 영락없는 노인으로 비쳤는지

특별한 의미 부여로 보기 어려운 그저 우연한 양보인지 모를 일이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다리 근력이 겸연쩍은 웃음으로 변하며 감사의 목례를 한다


 

가만히 바라보니 자리를 양보하는 일이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이 도시의 일상적인 관행이요 관습이요 도덕이다

며칠을 머무는 동안 네 번이나 양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이를 충분히 입증한다



 

쓰레기라곤 없는 전철의 미색 바닥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며 조용한 분위기

야단스럽지 않은 의상과 겸손해 보이는 표정들이 이방인의 눈에 편안한 인상을 준다

사람이 사람다운 도시로구나

공맹의 후손들이 팔팔하게 살아있다



순간 우리의 공중도덕과 비교가 되었다

우리가 이미 골동품처럼

낡은 도덕으로 폐기해 버린 경로의 미덕이

여기서나마 찾아보게 되어 마음이 훈훈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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