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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바다는 조율중

 

 

 

쏴아아 쏴

파도가 밀려오고 쓸려나가는 것은

바다가 지금 조율중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한 번도

이것이니 저 것이니 차등을 두지 않으려

개울이니 도랑이니 출신 따위나

태평양이니 대서양이니 경력 따위에는 

짜디짠 소금을 팍팍 쳐서 말문을 닫은 것이

오로지 대동의 화두를 놓치지 않은 까닭이다

 

광활한 바다는 한 대의 큰 바이올린

태평양의 제일 높은 음계나

대서양의 제일 낮은 음계나

높낮이가 같아야 한다며

젼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음이 동일해야 한다며

 

오대양에 걸친 다섯 줄의 긴 현을 고르는

조율사의 손은 치열하고 장엄하다

조율사의 염원은 기도가 되고

억겁의 춤이 되어 영원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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