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즐거움

핼로우 타이완(3)

  

미스터 타이완!

G2로 상징되는 비약적 성장으로 강성해진 골리앗을 라이벌로 여기기 어려운

현실적인 국력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착잡한 심경을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며 반중 정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된다는 전언에서

민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수호하려는 꿋꿋한 의지와 저항정신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의 거리에서 보는 한문 정자를 보면서 간자를 위주로 하는 중국이 민중의 편의와 실리를 우선하는데 비하여

 문화적 전통을 지키며 자부심에 가득 찬 느낌을 받았답니다

특히 국부기념관의 거대한 규모와 위용을 보며

70년 전의 내란의 패전으로 축출된 아픔과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결의를 엿보았답니다

또한 본토에서 축출될 때 확보한 방대한 규모의 유물이

 친구의 자존과 위안의 보물임을 느껴봅니다




제가 친구에게서 호감을 느낀 것이 실은 사소한 계기에서 비롯된 것이랍니다

제가 전철에서 며칠 사이에 네 번의 좌석 양보를 받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동일한 유교문화권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경로의 미덕이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미덕에 밀려

경로효친의 전통이 명맥을 유지할 뿐이지요

그러나 친구의 일상 생활 속에서는 팔팔하게 살아서 실천되는 것이었지요


 



여행을 하면서 경제적 기준으로 바라보며 상대적인 우월감에 도취하거나

열등감으로 부러워하는 일이 당연지사입니다

저도 예외일 수 없어 우리의 경제 수준과 은연 중에 비교하기도 했지요


 저는 거시적 경제지표로 비교해 보는 접근법을 별로 즐기지 않습니다

한강변의 기적을 이룩한 우리에 못지 않게 착실한 성장을 이루어 생활수준이 우리와 엇비슷하리란 것을 짐작합니다

대만으로 이주 후, 중국과 달리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통해 내실있는 성장으로

아시아의 경제부국으로 당당한 지위를 누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안과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경제적 성과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타이페이 시내에서 피켓을 든 소규모 시위대가 양안간의 현안을 놓고 상충되는 주장을 펼치는 정면을 목격했지요

그리고 집권당에 따라 대중국 정책이 시계추처럼 흔들린다는 것이었지요





여기서 나는 친구의 딜레마를 읽어내며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실은 우리 남북한의 문제와 너무 닮아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정치적인 자유와 독립 그리고 경제적 번영이라는 두 가치의 모순과 충돌을 피하고

상생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과제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타이페이나 교외의 많은 건물의 외양이 낡고 칙칙하게 보였는데

알고보니 온난습윤한 기후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건물의 내부는 내화외빈이랄까,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는 것이었는데

과연 그렇더군요

 

투숙하던 아담한 온천호텔은 좁지만 멋스러운 인공연못에 연을 기르고

남국의 키큰나무들이 자라고 전통 문양으로 조각한 목조각품이 실내에 격조있게 걸리고

룸에도 온천수가 공급되는 홈통에는 예쁜 장식을 하고 있었지요

심지어 룸의 쓰레기통이나 화장지통마저 주위의 배색조화한 나무통으로 감싸고 있었지요

화려하지 않아도 은은한 품격이 있고 절제의 기품으로 넉넉하고 차분한 고요함이 참으로 편안했답니다



미스터 타이완

친구를 만나서 즐겁고 기쁜 마음 가득합니다

우리의 이런 만남이 해묵은 앙금을 털어내고 진정한 우의와 친선으로 가는 작은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능하시다면 코리아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여행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천 농다리  (0) 2018.10.19
유목민처럼  (0) 2018.08.17
핼로우 타이완(2)  (0) 2018.07.28
핼로우 타이완(1)  (0) 2018.07.28
예의 도시 타이완  (0) 201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