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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금원산 수목원

 

 

금원산을 오른다.

남덕유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내린 월봉산 능선에서

 갈라지는 오른쪽 수망령쪽 능선 최고봉인 금원산이다.

 

 

지금 산은 아직 얼음 이불을 덮고 있다.

그러나 그 차가운 방에서

따뜻한 봄의 아지랭이를 꿈꾸리라

 

 

금으로 만든 원숭이가

산의 언어적 의미를

시각적 이미지로 ........

 

 

 

 

 

 

 

 

얼음의 미학이랄까.

얼음은 사람들의 정서를

'툭' 건드리며 아름다움으로 몰입케 한다.

 얼음의 시간적 한계성으로

그 아름다움이 평가 절하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으랴^^^^

 

 

 

폭포를 바라본다.

이름은? 높이는? 어디에?  

그런 호기심은 부차적이다.

그냥 느낌이 가는대로

바라볼 뿐

외면적 객관적 사실도 필요하지만....

 

아름다움을  내 스스로 재구성하며

느끼는 것이 내 방식이다. 

 

그러기에 이 폭포는 계절마다, 갈 때마다 다르다.

아래로 걷던 물의 순례자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서로 꼭 껴안고 있다.

 

 

 

 

산 속의 작은 오두막이라고 하여

산막(방갈로보다는 산막이 더 좋다)

지붕이 땅까지 내려 앉은

 지붕의 물매가 특이한 산막

저 좁은  공간에서 하룻밤을 함께 하는

사람들은 어머니 같은 산에 안겨서 

포근하다.   저 나무들처럼......  

 

 

원래는 금원산 자연 휴양림으로 시작했다가

최근에 경남 수목원으로 사업 주체가 바뀌었다.

작은 다리 하나도 나무로 만들었다.

하얀 얼음 아래로 숨 죽이며

봄을 기다리는 ....... 

 

 

 

산막에 하루를 머무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 산막에서 함께 머무르며,

 술을 나누며,

대화를 하던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지금 나는 그들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그들과 나눈 대화가 진솔했으며

낭만에 가득찬 분위기였다. 

 

 

 

폭포는 지금 조용하다.

맹렬한 기세를 펼치기 위해

휴식이 필요한 것인지..........

폭군, 폭탄,광폭 폭주, 폭음, 폭발 같은

치열한, 길들지 않은, 사고를 칠, 미친...

어휘에 담긴 이미지가

 

하얀 아름다움 안에서 포근하게 쉬고 있다. 

 

소리없는 폭포.......

 

 

 

 

 

안내판을 보니 거창 유씨 공부방이 머물렀다고........

이 지방의 충신 한 분을 기억한다.

유명개 의사 - 정유재란에 황석산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충신이다.

안의 황암사에는 별사에는

 두 분의 의사를 제향하고 있다.

유명개 의사와 정 용 의사 두 분은

진정한 사내이자 선비였다. 

 

이태씨가 쓴 남부군을 오래 전에 읽었다.

그는 6.25에 참전했던 실존 빨치산이었던

그가 쓴 다큐에 가까운 소설로 기억한다. 

 

 

 

 

낙엽이 떨어지는 이유를

나는 매우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며

보잘 것 없는 여러 편의 시를 쓰기도 했는데.......

 

이 안내판 앞에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산을 쉽게 탐방하도록

나무 계단과 자세한 안내판이

잘 설치되어 있다.

좋은 수목원이 될 것이다.

 

 

울창한 자연림을 최대한 살린

이런 수목원이 우리 고장에 있으니

전생에 무슨 좋은 업을 쌓은 것인지.........

 

백설로 화장을 한 금원산은

곧 봄을 맞을 희망으로 설레인다.

 

 

 

산죽이 길섶에서

깔깔 웃으며

저희들끼리 스걱거리며

길손에게 작은 손을 흔든다.

 

 

누군가의 발상인지

나무가 덤블링을 하듯이

삼각구도가 안정감을 준다.

아래를 받친 나무는 제 나이를 보이며

위에 올라탄 나무는 제 껍질을 보이며

(금원산 해설사로 봉사하고도 싶은 ............)

 

 

 

돌과 나무가 탑을 이룬다.

탑은 미학적 가치가 매우 높으리라.

석가탑을 알수록 ........이제 자세한 컨텐츠는 잊었다.

 

이런 작은 앙증스런

돌무더기를 바라보기만 해도 

한참동안 침묵한다.

 

 

방문자 센터인데

아름다운 산과 조화를 이루는 집이었으면 ..........

 

 

 

문학식물원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는가? 훌륭하다.

나무와 문학이라........

 

문화재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눈의 높이를 업그레이드한

유홍준님이 언뜻 생각난다. 

문화재를 바라보는 다른 프레임을 제시한...........

 

 

 

회양목이 서로 손을 잡고 작은 잎으로 방긋 웃는........

 

 

 

성탄제

 

 

4월의 시

 

 

 

산국화

국화를 사군자의 하나인 이유를 조금씩 깨닫는다.

오상고절에 피는 꿋꿋함 때문이리라.

 

이런 글에 담긴 정신이랄까 철학이랄까?

그런 정신을 아름다운 글로

산을 걷는 이들의 걸음을 느리게 한다. 

 

 

 

퇴계선생의 글 앞에서 한참 머무른다.

매화의 향기를 나는 아직 글로서만 알 뿐이다.

 

선생처럼

곧은 선비가 아니리라.

그처럼 가난에서 솟은 올곧은 심성

진정한 학자

유학의 스승 

 

이런 글을 감상하려면

작가의 생애와 가치관을 알아야 하리라.

시대적 상황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한시를 더 깊이 알면 오죽 좋으랴.

첫 연에 '홀로 사는 집의 창가'라고 국역하는 것이 더욱 글맛이 날 것 같다.

 

 

 

 

땅에 누운 잎

지난 겨울에 생명의 끈을 내려 놓은.......

 

겨울산은  버리고 비우는 철학의 보물창고이며

홀로 걷는 산행은 보물산으로 가는 수행이다.

 

 

 

새는 트윗터.......

요즘 트위터를 자주 날아다닌다.

나도 새가 된 것인지

 

이 겨울에 딱다구리 한 마리가  창 너머에서

내게 트윗을 한다.

 

 

 

 

 

노린재 나무가 맞구나.

홍골에 가서 그 이름을 알고 싶었는데.....

 아직 그 잎과 꽃에 담긴 이미지는 없지만.....

 

 

 

 

 

 

 

 

 

수목원 전망대에서 현성산을 바라본다.

저 산에 오르지 않았더라면

느낄 수 없는 뭉클함인지........ 

 

 

 

금원산 봉우리가 나즈막하게 다가온다

 

수목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나와

금원산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산이

눈이 마주친다.

 

 

이런 앙증스러움........

 

 

 

탑을 쌓기 좋아하는

우리의 심성

무의식에 침전된 불교의 선 체험인지.......

 

 

작은 막돌들이 서로 의지하며 깍지를 끼고........

한쪽은 금원산 신령 기침 소리에 허물어졌구나.

 

작은 돌들도 질서와 조화라는

미적 원리 앞에 서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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