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기연들

 

기연들

 

 

 

기연들 큰 바위들이 토박이인지 떠돌이인지도 알 수 없지만

범두들 꼭대기에서 큰 난리통에 피난 왔다고 믿던

꼬마 다람쥐들의 잔달음질 음각된 바위

젖은 가슴을 대면 어머니가 되고 때론 친구가 되던

놀이에 열중하던 아이들이 헝클어 놓은 장난감처럼

쓰임새가 제 다르고 비밀 통로가 있는 동화속의 城

사는 일이 각박해지면 그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봐. 친구들.

 

사내 아이들의 다이빙으로 퍼렇게 멍든 소

개구리 헤엄의 돛이 바둥거리며 도착하는 작은 바위

강이 야위면 모습을 드러내는 소년 콜럼부스의 중간 기착지에서

파란 입술로 의기양양하던 작은 영웅들

이 험한 세상을 날기 위한 삶의 날개 짓.

사는 게 어려울 때 그 힘든 항해를 생각해 봐.

 

기연들 안방, 할아버지 같은 근엄한 정자나무

세월이 뚫고 지나간 허리춤엔 서낭당 새끼줄이 쳐지고

꼬마 다람쥐들도 등줄기에 오르지 않고 돌아가던 성역

그 나무 등걸에 참매미가 자지러지며 한 여름은 코를 골고

우리는 세상의 풍류와 도리를 그렇게 배웠던 거야.

 

가쁜 숨을 참아가며 자맥질로 훔쳐보던 소의 아스라한 밑바닥

아프거나 깊어진 귀연들 속내가 퇴적된 심연

어느 새 우리들 안에도 비밀스런 연못이 생기고.

가슴에 묻어둔 한과 응어리진 아픔을 조용히 내려놓게. 친구들.

 

                                                                                                                   (자작시)

 

 

 

농산에서 자란 유년 시절

여름에는 곧잘 기연들로 나갔다.

 

 

느티나무 노거수가 그늘이 되고

대형 암석들이 신비한 느낌을 주고

깊은 소에서 멱을 감으며 호연지기를 익히던 시절

 

 

나는 결국 귀향을 하였다.

이런 소에 잠기고 싶어서

이런 유년의 추억을 이어가기 위해

 

 

이런 고대의 유물을 통해서

인간의 숨결과 무늬를 생각하는   

인문적 관심과 흥미는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대형 포크레인으로 너끈하게 옮길 수 있는 돌이라고 보면

그의 상상력은 꽝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인원이 동원된 것인가?

어떤 기구를 사용한 것인가?

동원한 사람은 큰 권력을 소유했을 것이다.

이런 집단적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바위에 새겨진 지암대

어린 소년들은 저 글씨 위에서 아래로 뛰어 내리며

사나이다운 기상과 용기를 길렀었다.

 

 

 

 

어린 우리는 기연들, 귀연들이라고 불렀다.

음운 변천을 유추해 볼 때

고인돌 - 괸돌 -귀연들 - 기연들 - 기인들 등의 명칭이 통용된다.

 

 

선사 시대의 돌무덤이다.

이런 대형 석물이 이곳에 있었다는 것은

이곳이 선사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땅이었으며

큰 세력을 가진 부족이 있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농산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매우 길지라고 들었다.

윤덕산이 마을의 병풍처럼 북풍을 막아주고

넓은 용문들에서 농사를 지으며

위천의 맑은 물과 아름다운 풍관을 즐기며 심신을 연마하던 .....

 

 

 

 

바위들이 매우 불규칙적으로 널린 곳이라

신비스런 면이 많이 있었다.

그 돌 틈새로 넘나들며

호기심을 가지고 용기를 기르던

유소년들의 심신의 단련장이라고 할까,

아름다운 정서를 키우던 자연학습장이라고 할까.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승대 벚꽃이 활짝.......  (0) 2012.04.28
강정의 풍광  (0) 2012.04.14
느리게 걷는 ....비움의 길  (0) 2012.03.29
금원산 수목원  (0) 2012.02.26
산책길 풍광  (0) 201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