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푸근해졌다.
봄바람 꽁무니를 따라서 온
나비 한 마리가 부지런히 날개를 펄럭인다.
지난 겨울에 생명의 끈을 놓은 낙엽들
아직 그 삭신은 바스락 거리며
지난 추억에 미련을 가지는지.......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이
서로 아무렇지도 않은듯 조화롭다.
일 없다.
꼴리는대로 살자.
심심하면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
아직은 다리에 힘이 있으니
걷는다.
많이 걸으면
마음도 가벼워져
텅 빌지 알랴
옛날 같으면 양지 바른데서
옷을 뒤집어 이를 잡는 일도 좋으련만....
자작나무 그 놈 참 잘 생겼다
수목원은 선의 경전이다.
그곳을 오르는 나는 즐거운 수행자이다.
발걸음이 경쾌해진 물소리를 들으며
눈망울이 부풀은 나무들을 보며
내 마음 신이나서 춤추며 노래하니
일상선의 체험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