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혼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영혼이 없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박하면 영혼이 빈약한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걸음 물러서겠지만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혼이 있는 사람은 진리와 진실을 갈구하며
이성적 능력으로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현실에 대해서
냉철한 두뇌와 멀리 정확히 볼 수 있는 밝은 눈과
포용하는 따뜻한 가슴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요즘 몇몇 사람들의 말이 엄청난 위력으로 살포된다
그들의 무기는 과학 기술의 힘으로 제조하고 얽어놓은 사회적관계망(SNS)이다
폭탄 같은 말들이 생산되고 유포되며 우루루 몰려다니는 새떼 같은 대중들을 불러 모으고 쫒아낸다
이 쪽과 저 쪽에서 어느 새 진영이 구축되고 삿대질에 온갖 욕지거리를 쏟아내며 갈등과 분열을 조장한다
새 떼들이 떼를 지으며 몰려다니는 것은 영혼이 없어서가 아니라 새몰이꾼들의 교묘한 수법에 놀아난 꼴이다
새몰이꾼들은 능수능란한 말재주에 많은 세상물정을 바탕으로 머리통이 작은 새들을 세뇌 시키기에 안간힘을 쓴다
새몰이꾼들 사이에 불문율처럼 통용되는 비법을 귓속말로 전하며 결전을 다진다
이봐! 중요한 건 레토릭이야!
사실을 밝히는 것이 아니란 말이야
사실과 가상을 새들이 구별하지 못하게 뒤섞으란 말이야
우리는 진실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편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설득하는 것이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믿고 따르게 신념을 키우는 것이라고!
다른 말로는 가상적인 환상이라고도 하지
그래그래 환타지라고!
우리 편의 왕좌를 지키고 저 편의 적들을 말살하는데 유익한 그런 것들이
우리가 원하는 환타지란 말이여
세상은 사실과 허구의 인위적 조합이며
그 능력이야말로 우리 편을 지키는 힘이지
그리고 새들의 속성을 손금보듯이 궤뚫어 보아야 해
그들의 감정,감성에 호소해서 우리 편으로 모야야 해
새들을 깨우치는 그런 짓은 부질없는 일이지
그들이 원하는 먹이를 살포해야 해
나라의 창고를 열어 온갖 새들에게 뿌리며 웃음 띤 얼굴로 노래 불러 주라고!
레토릭은 영악스럽고 교묘해서 어지간한 분별력이 없고서는 당하고 만다
그 방법의 원조는 옛날 옛날의 저 먼 희랍의 소피스트들이다
인기가 많았지
어찌나 교묘한 논리로 사람들을 현혹 시키는지
말의 선수랄까 말의 마술사가 되어 선전과 선동을 했지
그런 중에도 영혼의 지혜를 갖춘 몇멏은 음모를 똑똑하게 알아차리고
그들의 잘못을 이치에 맞게 설득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플라톤이다
이 플라톤이란 천재는 궤변을 일삼으며 젊은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무리들에게 일침을 놓는다
「너희들의 영혼을 돌보아라」
화려한 레토릭과 교묘한 논리를 가진 궤변론자들은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로고스 즉 이성적인 능력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귀에 쏙 들어는 그의 말이 기억난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
하늘에서 가장 많은 것을 본 영혼은 철학자이고 그 다음이 통치자
그 다음이 정치인, 예언가, 시인, 장인, 농부이며
마지막으로 소피스트와 참주(불법적인 권력자)라고 하였다
영혼에도 등급을 부여한 플라톤의 말에 공감하는 까닭이 있으니
오늘날의 우리 현실에 부합되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영혼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이 이런 연유에 나온 것이다
비록 최상급의 영혼을 가진 철학자는 못되어도
거짓 선동으로 음모를 꾸미는 영혼을 팔아먹는
새몰이꾼보다 우월해지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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