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은 얼마를 주어야 하나라는 신문 기사를 본다
받는 아이들은 5만원을, 주는 어른들은 1만원을 가장 선호한다는 것인데.....
묘한 웃음이 나온다
세뱃돈마저 시장경제의 수요와 공급의 이론을 적용하는 것일까?
수급의 불일치로 생기는 작은 마찰이나 불만을 예방하려는 것일까?
원론적 소견으로 보면 세뱃돈은 시혜자인 어른이 걸정할 몫이다
수혜자인 아이들의 반응까지 살피며 균형점을 찾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소득이 없는 조부모의 구리알 같은 세뱃돈과 부자인 친척의 세뱃돈을 동일한 의미로 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준을 마련하려는 시도들이 있다는 게 내키지 않는다
사람마다 가치 기준이 다르고 경제 여건이 다른데 획일적인 기준이란 것이 매우 부자연스럽다
어떤 할머니는 세뱃돈 1만원을 벌기 위해 밭에서 나온 농작물을 시장에 가서 팔아서 번 돈일 수 있다
할머니의 1만원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말해 주며 그 돈을 마련한 과정을 아이가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세뱃돈보다 바람직한 것은 선물이다
돈 주고 산 것보다는 직접 만든 것이 더 좋다
사랑과 정성이 담긴 수제품이면 좋겠다
어떤 나라에서는 조부모가 준 선물을 평생 간직한다는 부러운 사례도 있다
세뱃돈을 두둑히 주어 아이들에게 환심을 사고 싶어하는 일보다
의미있고 오래 지속되는 무엇이 없을까를 생각해 보면 좋겠다
돈으로 때우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영악스러워 세뱃돈을 받기 위한 세배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뱃돈의 원래 의미가 변질되어 아이들을 천박한 자본가 심성으로 유인하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