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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월성계곡의 철쭉

 

오늘의 산책길은 차림새를 달리 한다

7부 바지에 아쿠아 신발을 신은 까닭은 이제 개화를 시작한 하천의 철쭉에 근접하기 위한 것이다

 

(철쭉을 수달래라고 한다기에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그런 이름은 없다

일부 사람들이 물가에 핀 진달래라 하여 그렇게 부르는데 어감좋은 애칭이지만

사전에 없는 단어를 나는 사용하지 않는다 )

 

월성계곡의 봄은 바위 틈에서 피어나는

철쭉의 멋스러움을 즐기는 것은 이 봄의 연례적인 낭만이다

월성계곡 바위 틈새에서 피어나는 철쭉꽃을 보지 않으면 이 계곡을 말하지 말라

 

물가에서 피는 철쭉이나 산에서 피는 철쭉이 종은 같지만 그 흥취는 전혀 다르다

물을 워낙 좋아하는 버들강아지를 제외하면

하천가에서 생존할 수 있는 관목은 그리 많지 않다

하천의 철쭉은 척박하기 짝이 없는 모래땅이나 갈라진 바위틈에서

뿌리를 내린 악조건에서 견뎌야 한다

큰 비가 와서 불이 불으면 침수되기도 한다

철쭉의 강인한 생명력이 아니고는 생존하기 어려운 최악의 조건에서 피우는 꽃이라 감동을 준다

간간이 바위의 갈라진 좁은 틈새에 뿌리를 내린 모습을 보면 저절로 탄성이 배어 나온다

 

이곳의 철쭉은 봄의 요정들 입술에 바른 연분홍 루즈처럼 관능적이다

내 춘흥을 달래려 아직은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며 연분홍으로 피어나는 연인에게

근접하며 눈을 맞추고 손을 내밀어 본다

 

철쭉들은 이 계곡의 칼바람을 견디며 잔가지마다 꽃망울들을 수없이 달고 있다

양지바른 곳에서는 꽃을 피워낸다 바위 틈에서 피우는 꽃이라 아름다움은 경건하기도 하다

 

아!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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