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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감자를 캐며

감자를 캔다
튼실한 줄기에 무성한 잎을 달고 장마에 쑥 자라더니몸을 눕혀 수확할 때를 알려준다

비닐을 젖히고 땅 속에 손을 넣어 살짝 누르면 손 끝에 다가오는 감촉은 땀 흘려 일한 보람을 모두 보상해 준다
행여 호미로 상처를 낼까봐 양 손으로 흙을 뒤집는데 바싹 마른 흙이 뭉치지 않아 촉감이 부드럽다 미색을 띤 해말간 얼굴을 한 감자가 대엿 개씩이나 지상으로 드러나 포실포실하다

감자 순이 머리를 내밀고 솟아 오를 때 미소로 환호하고
미생물을 희석한 물조리개를 들고 비오는 날에도 물을 주던 부지런함이 알찬 결실을 맺는다
이 작은 수고를 결코 외면하지 않는 자연의 후한 보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간다

올해 감자 농사를 실패한 친구를 불러 같이 캐며 한 고랑의 소출을 실어주고 이웃 몇 집에도 감자 농사 대풍이라며 넉넉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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