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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제주여행 (1일차 쇠소깍 - 법환)

 

눈부신 햇살이 산야를 신록으로 물들이는 5월

우림과 제주 여행길에 오른다.

함께 가기로 하고 항공편까지 예약했던

장선생이 급히 입원하는 바람에

대구 병원에 들러 위문을 하고

비행기에 오르며 여행이 시작된다.

 

 

비릿한 밤꽃 향기가 숲에 둘러쌓인 친구의 정원에 가득하다.

주인의 정성과 치열한 손길로 다듬어진 수목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돈나무 하얀 꽃이 활짝 피어있다.

나무들이 뭍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수종들이라

더욱 이색적이고 호기심이 간다.

 

 

거름자리는 밭에서 뽑은 잡초와 음식 찌꺼기로 기름지다.

그 위에서 자라는 호박잎과 토란잎이 생기가 넘친다.

여기서 땅을 일구며 고향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한 친구이다. 

 

그의 정수리가 한라산 정상을 닮아간다.

 

 

명예퇴직을 하고 귀향하여 지은 친구의 자택

경량목조주택은 무성한 수목에 쌓여 평화롭고 낭만적이다.

친구의 부인은 미국의 손주가 보고싶어 3개월 여행중이라

우리는 모두 비슷한 홀아비 처지라

독거노인 3인방이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동질감을 공유한다.

 

 

블루베리가 꽃을 피우고 있다.

5년째 되는 정원이라 잘 어우러지고 있다.

귀하고 건강한 수목들이 온 뜰에 가득하다.

 

 

제주하면 연상되는 귤나무 잎이 싱싱하다.

열매가 달리고 있는 중이다.

 

 

 

친구의 보금자리가 위치한 하례 말고랑소......

자택 옆에는 잘 보존된 남국의 숲이 있어

물이 마르지 않고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과 수목들이

하늘로 부터 주어진 선물이리라.

 

 

 

 

하천이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니

천혜의 선물을 보존하는 일은

당연한 의무가 아니겠는가?

 

 

자연이 만든 작품 앞에서 우림은 충만된 기쁨으로.....

저 부드러운 돌의 볼에 뺨을 맞대고 싶으리라.

 제주의 신화와 낭만으로 흐르는 냇가가 아니랴......

 

 

이런 아름다운 경관을 벗들과 함께

즐기며 노래하며

영혼은 맑아질 것이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는 대구로 유학을 와서

나와 대학 동기가 되고

 30년간의 교직을 퇴직하고 귀향하였다.

우리의 인연은 어느덧 40년이 가까워지는데....... 

 

 

쇠소깍 안내판을 오래도록 들여다 본다.

안내판의 컨텐츠가 맘에 쏙 든다.

대부분의 안내판 해설문들이 상투적인 내용만 소개하는데 비해서

형성 과정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쇠소깍은 제주의 비경 중의 하나이다.

내륙의 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지점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

만조와 간조에 따라 소의 형상이 달라지는 신비

자연이 만드는 비밀스러운 신기의 비법 타포니가 지금도 진행중이라니.......

 

 

우림의 저 여유로운 웃음을 가만 들여다 보면

자연에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자연인의 품성과

타인에 대한 지극한 이타심과 관대함이 보인다.

 

 

저들이 언제부터 인연이 시작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자연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서서

서로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중후한 품격으로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것이다. 

 

 

독거노인클럽 3인방라고 했더니

몽골 동생이

영혼이 자유로운 풍류3인방이라고 고치란다.

 

 

쇠소깍에서 부터 올레 코스 6구간이 시작된다고 한다.

야자수 아름다운 풍경 아래에서

바닷가를 거닐며 우리의 올레길은 시작된다. 

 

 

 

 

제주 올레길 6코스는 쇠소깍을 출발하여

서귀포 시내를 통과, 이중섭 거리와 천지연 폭포 위 산책로를 거쳐

외돌개까지 이어지는 해안, 도심 올레 구간이다.

 

 해안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금막과 삶,

문화가 숨쉬는 서귀포 시내를,

그리고 난대림과 천연기념물 5종이 서식하는 천지연 폭포 위 산책로를 걸으며

서귀포의 문화와 생태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6코스는 총 15Km이며 4-5시간이 걸린다.

초반에 오름이 하나 있고, 무성한 숲길도 지나지만

서귀포 시내를 지나는 비교적 평탄한 코스라고..........

 

 

 

나보다 1년 전에 퇴직을 한 친구는 

바위처럼 굳건한 자기 철학이 있다.

그리고 결심한 바를 굳건하게 실천하는

단호함과 성실성가지도 갖춘..........

 

 

해안가에 돌출한 바위 앞에서......

저렇게 우뚝 솟아있다는 것은

모진 파도와 풍상을 견딘

의연한 기개의 승리가 아니랴.

 

야자수를 이용하여

고사리를 올리고 벅수를 만든 작품이다

야자수의 독특한 섬유질이 있어서 가능할 것이다.

관광문화 도시의 좋은 눈요깃거리다.

 

 

올레길은 다시 산으로 우리를 이끌고........

자연스레 난 길에서 딸기가 우리를 반긴다.

 

"어떤 놈들이 내 달 따먹노!"

일갈하는 유머 한 마디에 모두 웃음을 머금고.....

 

 

 

 

산 길을 지나서 제지기오름으로.......

"제주 여행에서 오름을 모르면 제주 왔다고 할 수 없지."

가이드의 확신에 찬 안내다.

 

 

벌써 볕이 따갑다.

지천에 피어나는 엉겅퀴 잎자루에

끈적끈적한 땀방울이 맺힌다.

 

 

오름에서 바라보는 숲섬

보목동 마을에서 바다로 유람하러 간 섬이

 평화롭게 유람을 하고 있다.

 

 

오름을 오르는 동안

어느 새 섬 하나가 떠 내려와

숲섬과 문섬이 우리들처럼 다정하다.

 

 

 

보목동 해변의 풍경이 정겹다.

 

 

잘 키운 분재를 앞세워

유혹하는 횟집이여!

그러나 참새도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간다.

 

 

해변에서 소주 한잔이 그리웠는데

가이드의 계획된 속셈이 있을 줄이야......

제주의 고유 음료인 쉰다리를 마시며

제주를 느끼라고......

 

 

보트를 품고 어루만지는 포구가 요람 같다.

요람에 안긴 보트가 꼬박꼬박 졸고 있다

 

 

올레  길손들이 담을 식히는 휴식소에서

바빠진 숨을 내려 놓는다.

 

 

멀구슬나무가 엷은 미소로

나긋나긋한 허리춤으로 길손들을 환영한다.

 

 

소정방 폭포가 지상의 순례를 끝내고

열반의 바다로 들며 투신한다.

 

 

바다는 억만배를 하며 철썩철썩 경을 외며 수행 중인가?

그 한 모퉁이에서 지켜보는 그들은 누구인가?

 

 

정방폭포의 위용이 넘친다.

제주의 3대 폭포라는 벼슬자리에 오른 출세한 폭포란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폭포가 바로 바다위로 떨어진다.

천지연과 천제연 폭포가 남성적이라면

정방폭포는 우아한 여성적인 느낌이다.

 

................

투신한 분신들이 서로 몸을 비비며 춤사위로

수천의 건반들이 어우러져 조율되어

빛과 바람과 향기가 물안개 되어 피어난다.

 

(위의 글은 동해 용추폭포를 다녀오고 나서
쓴 글의 일부이다.)

 

 

서복기념관은 중국인들이 제주에 세운 기념관으로

진시황의 불노초를 구하기 위해

대규모 일행을 데리고 제주에 왔던 서복을 기념하는 곳이다.

 

 

연잎들이 연꽃을 태우고

연못에서 신명이 난다.

 

 

서복 기념관 앞 바닷가에서 만나는

고송 한 그루...........

해안 절벽에서 바닷 속을 굽어 보느라 

저 아름다운 자태가 되었는지........